[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동국제약이 2014년부터 시도한 중국 필러시장 진출이 현지 파트너사와의 계약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고민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또 다른 파트너사를 찾아 중국 필러시장 진출을 지속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 동국제약 공급계약 해지(사진=동국제약 공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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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약(086450)은 지난 15일 중국 바이오업체인 하이황(Haihuang Biological Technology)과 2018년 체결한 필러주사 ‘벨라스트’ 공급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 10년간 중국에 벨라스트를 1476만달러 규모(158억원)로 공급하기로 했던 계약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당시 인허가까지 3년 정도 소요되겠다고 판단해 계약기간을 2022년부터 10년으로 설정했다”며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도(하이황의) 제반이 갖춰져있지 않았다. 하이황에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으니 계약을 해지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위약금은 따로 없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8년에도 벨라스트의 중국 공급계약 파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중국 나시바오제약(NaSiBao Pharmaceutical Technology)과 2014년 체결한 계약(기간 2018~2022년)이 어그러진 것이다. 당시 동국제약 측은 “중국 내 판매허가 취득 불가로 계약 상대방과 합의 취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이황과 새롭게 체결한 계약을 같은 날 공시했다.
결과적으로 두 계약 모두 파기되면서 동국제약은 총 7년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뒤이어 다른 파트너사와 손잡고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예상보단 중국 필러시장 진출 시점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현지회사와 협업없이 거래선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자사는 현재 다른 파트너사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약이 잇단 좌절에도 중국 필러시장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의료시장 분석업체 밀레니엄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2015년 3억달러(3500억원)이던 중국 필러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해 2025년 12억9000만달러(1조5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도 “중국 미용시장은 현재 볼륨 자체가 큰 데다 미국 시장에 비해 많은 회사가 진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다양한 나라 판로를 찾아 유통망을 늘려나가자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재 중국 필러시장에 진출해있는 국내 회사로는
LG화학(051910)(이브아르),
휴메딕스(200670)(엘라비에), 시지바이오(지젤리뉴)가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휴젤(145020)이 필러 ‘더채움’ 품목허가를 접수하면서 국내에선 4번째로 진출을 앞뒀다. 동국제약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유럽인증마크(CE1293)을 획득한 후 2011년 자체 기술을 접목한 벨라스트를 국내 출시했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