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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알리글로, ‘PBM’·‘SP’ 계약 목표 초과달성…내년 급성장 예고
  • 등록 2024-11-08 오전 9:10:55
  • 수정 2024-11-14 오전 7:12:22
이 기사는 2024년11월8일 9시1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GC녹십자(006280)가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및 전문약국(SP) 계약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GC녹십자는 지금까지 알리글로 판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보험 및 유통과 관련해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처방 대상 확대를 바탕으로 미국 매출을 빠르게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7일 GC녹십자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미국에 본격 판매가 시작된 알리글로의 3분기 매출이 약 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미국 시장에 연착륙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C녹십자 알리글로. (사진=GC녹십자)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1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 치료용 정맥투여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의료보험시장 중간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계약이 필수적이다. PBM은 보험 처리 대상 의약품 급여 목록을 선정하기 때문에 처방집에 등재되지 않으면 사실상 약국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성공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PBM에 등재되는 것이 중요하다.

PBM은 다양한 약국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이 중 특수 의약품을 취급하는 전문약국(SP)과 계약을 통해 특정 질환이나 희귀질환에 필요한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도록 관리하는게 GC녹십자의 매출 증대에 핵심이다. SP는 PBM과의 계약을 통해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PBM은 특정 SP를 통해 관리되는 약품 유통을 통제하는 등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미국의 전문약국들은 면역글로불린 의약품 유통채널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어 알리글로 판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전문약국 채널은 성분명 처방(Unbranded Script) 비율이 높아 신규 진입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미국 진출을 선언하며 연말까지 미국 3대 PBM과 8곳의 전문약국(SP)과 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회사는 미국 판매 1달여 만인 지난 8월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등 미국 3대 PBM과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이후 GC녹십자는 추가적으로 3곳의 PBM과 계약을 맺으며 총 6곳의 PBM에 알리글로 등재를 완료하는 등 목표 이상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험사 기준으로는 시그나 헬스케어(Cigna Healthcare),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 Healthcare), 블루크로스 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 등 미국 내 주요 보험사 3곳에 알리글로의 처방집을 등재했다.

유통 측면에서는 11곳의 S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목표였던 ‘8곳’을 초과 달성했으며, 미국 전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구축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PBM 계약이 기존 3곳에서 6곳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보험 시장 80% 이상을 커버하는 상황”이라며 “이후에도 PBM, SP 계약을 늘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된 알리글로, 처방 타깃 확대도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알리글로 매출은 200억원 가량을 기록했는데, 올해 4분기 알리글로 미국 수출이 증가하면서 매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 알리글로를 4회 출하했으며 이번 4분기에는 5차례 출하가 예정돼 있다. 증권 업계 등에서는 올해 4분기 알리글로 매출이 4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올해 알리글로 누적 매출은 6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GC녹십자는 PBM·SP와 계약을 통해 보험 및 유통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앞으로는 처방 대상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알리글로의 주요 보험사 중 한군데인 시그나는 최근 ‘면역결핍증을 앓고 있으며, 혈전생상위험성이 높은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알리글로를 우선 처방할 것으로 권고했다. 알리글로의 경우 다른 면역글로불린 제제와 달리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혈전색전증 발생을 일으키는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을 제거해 안전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그나는 미국 보험 업계에서 상위 10대 기업에 속하는 대형 기업이다 약 1610만명 규모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그나 헬스케어 보험 등재 목록.(사진=GC녹십자)
GC녹십자는 오는 2026년 소아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을 마칠 예정으로, 추가적인 처방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에서 소아 1차 면역결핍증 환자의 비율은 전체 소아 인구의 약 0.01%에서 0.02%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GC녹십자는 알리글로 매출이 매년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알리글로 예상 매출은 1500억원, 2028년 매출은 3억달러(약 4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보험사, PBM, 전문약국 등 수직통합채널 구축을 일단락 지은 셈”이라며 “미국 환자들과 의료진들의 치료 옵션 확장과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6조원(116억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인구노령화에 따른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0.9%씩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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