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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美 공장 인수한 셀트리온 “선제적 투자로 관세 리스크 해소·R&D 거점 확보”
  • 4600억원 투자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완전 해소
  • 미국 내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공급망 갖춰
  • 매출 확대+생산 및 R&D 거점 확보
  • 등록 2025-09-23 오후 12:11:27
  • 수정 2025-09-23 오후 12:11:27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일라이 릴리 미국 생산시설을 46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관세 불확실성을 오히려 기회로 삼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단행, 관세리스크 완전 해소와 연구개발(R&D) 거점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23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제약사 일리이 릴리 미국 생산시설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23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와 4600억원(USD 330M) 규모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에 소재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 미국법인인 셀트리온USA다.

인수하게 될 공장은 약 4만5000평 부지에 생산시설, 물류창고, 기술지원동, 운영동 등 총 4개 건물이 갖춰진 대규모 캠퍼스로 구성됐다. 캐파 증설을 위한 약 1만1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확장을 통해 향후 시장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인수의 표면적인 가격은 4600억원이지만 초기 운영비, 증설 등 장기적으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자금은 셀트리온이 차입을 통해 조달, 이를 셀트리온USA에 유상증자로 투입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미국이 관세를 요구하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답이다. 우리는 관세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2년 치 재고를 유지했고, 미국 내 자가 생산시설을 준비하기 전까지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메이드 인 USA 제품을 팔겠다고 했다”며 “6개월 전부터는 일라이 릴리와 뉴저지 공장 인수 작업을 추진했다. 여러 경쟁사가 있었지만 우선 협상자로 지정됐고, 지난주 토요일에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美 관세 불확설성 완전 해소...국내 생산시설 건설 대비 1조5000억 절감 효과

이번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서 회장과 셀트리온은 관세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서 회장은 “경영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전략을 수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미국발 관세는 이제 상수로 봐야 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산업인 만큼 전략이 필요한데, 이번 생산시설 인수로 불확실성이 완전 해소됐다. 우리 계획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릴리 생산시설을 인수함에 따라 50% 생산라인에서 기존 생산되던 릴리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나머지 50% 생산라인에서 셀트리온 자체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데, 미국 정부 승인 절차, 릴리와의 업무 인수인계, 자체 제품 벨리데이션 및 재승인 등을 거쳐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예상된다.

특히 서 회장은 이번 생산시설 인수가 국내 생산시설을 직접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한 릴리 생산시설의 장점은 고가의 정제 라인이 2개가 있다. 이를 통해 8000억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직원 승계를 통한 추가 교육 비용이 들지 않아 1500억원 정도 세이브 효과가 있다. 여기에 물류비 등을 더하면 국내 생산시설 건설 대비 1조5000억원 정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기간적으로도 6년 정도 단축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원스톱 공급망 확보, 매출 확대+생산 및 R&D 거점 마련

관세 불확실성 해소뿐만 아니라 CMO 사업 확대로 매출 확장도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릴리와 기존 제품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해 신규 매출도 창출하게 됐다. 향후 시설 증설에도 착수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영업이익률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 회장은 “이번 인수에 따른 손익계산서 반영 시점은 내년 회계연도로, 올해 연매출은 앞서 가이던스로 제시한 4조5000억~4조6000억원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영업이익률도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오르고 40% 중반대였던 과거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다. 내년은 2024년에서 2025년 성장한 것만큼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 회장은 이번 생산시설 인수로 생산거점과 R&D 거점을 동시 확보한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제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의약품 생산 전(全) 주기 과정에 걸친 원스톱 공급망을 시장 내에 갖출 수 있게 됐다. 현지 제품 생산으로 기존 발생했던 미국 향(向) 물류비를 비롯해 외주 CMO 대비 생산 비용을 상당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어 미국 내 제품 경쟁력도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당초 보스턴에 미국 연구소 설립을 추진했으나, 최근 인수한 뉴저지 릴리 생산시설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면서 계획을 전환했다”며 “해당 부지는 약 4만5000 평 규모로, 뉴저지 주립대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한 제약 산업 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 존슨앤드존슨,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집결해 있어 연구개발 및 사업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해당 시설은 단순 제조 인력뿐 아니라 R&D 인력과 생산기술 인력까지 갖추고 있어, 미국 연구소 이전·통합의 자연스러운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한국 송도와 미국 뉴저지를 축으로 하는 양국 공동연구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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