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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항체치료제 개발사 에이비온(203400)이 연내 또 다른 기술수출을 예고했다. 특히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 기술을 기반으로 한 ABN202로 조 단위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우성윤 에이비온 부사장은 “이제까지는 연구실적을 쌓아올린 시기였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수확기”라며 “ABN202의 경우 항체약물접합체(ADC) 회사뿐 아니라 ADC 개발 트렌드에서 살짝 뒤쳐져 ‘한방’을 노리는 항체 기업들이 많이 접촉해왔고 추가 데이터만 확보되면 바로 딜을 하려고 대기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ABN202는 현재 예비독성실험을 마치고 GLP 기준 정규 독성시험(GLP-Tox)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중 GLP-Tox 결과만 나온다면 조 단위 딜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선급금(업프론트) 규모도 ABN501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봤다. 지난달 기술이전한 ABN501의 선급금은 최대 342억원으로, 전체 계약 규모의 1.9% 수준이었다.
우 부사장은 “해외 학회나 글로벌 제약사들과 미팅을 했을 때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이 ABN202였다”며 “ABN202는 갑자기 등장한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에이비온이 그간 쌓아올린 연구·개발(R&D)의 최정점이라는 점에서 회사 입장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내 기술이전 후 이르면 내년 말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함으로써 초기 마일스톤도 빠르게 수령하겠다는 것이 에이비온의 계획이다.
 | 에이비온이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ABN202 (자료=에이비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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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N202는 면역조절 사이토카인인 인터페론-베타(IFN-β)와 항체를 결합한 플랫폼이다. 기존 ADC가 암 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에 페이로드(화학항암제)를 결합한 2세대 항암제라면, ABN202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를 항체에 붙인 형태다. 이 같은 기술 기반의 항암제 개발에 성공하면 ADC의 표적성은 가져가면서 ADC의 한계로 여겨지던 부작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ADC는 화학항암제를 활용하기 때문에 독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은 반면,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부작용 이슈가 적다는 점에서 ABN202가 눈에 띄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플랫폼에 붙이는 항체를 달리하면 적응증을 바꿀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는 점도 ABN202의 장점이라고 봤다. 지금은 TROP2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와 결합해 소세포폐암 치료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지만 EGFR, HER2, CLDN3, B7-H3 등 다른 항원을 타깃으로 할 때도 유의미한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사는 딜을 할 때도 플랫폼 자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 하나하나를 바꿔 결합할 때마다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 부사장은 “하나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조 단위 가치를 가질 것으로 본다”며 “기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TROP2 기반의 ADC(길리어드의 ‘트로델비’)와 직접 비교하는 실험도 진행 중인데, 이 역시 연말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서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도 적응증을 확장해볼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인터페론-베타의 단점으로 꼽혔던 면역과잉반응 등의 문제도 충분히 조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독성 레벨을 조절하는 것이 우리의 노하우”라며 “극소량으로도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좋게 나타났기 때문에 약물의 용량을 달리해 항암을 위한 1차 치료제로 쓸 때는 용량을 높이고, 이후 유지요법을 쓸 때는 용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투약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인터페론-베타는 수율을 높이는 것이 그간의 난제였다. 하지만 에이비온은 당사슬공학(글리코엔지니어링)을 통해 생산성과 수율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전에 인터페론-베타를 활용한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는 수율 이슈 때문에 치료제 가격이 굉장히 높아 경쟁력이 떨어졌다”며 “우리는 수율을 크게 개선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항암제 가격과 비슷한 선에서 약값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