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올해 비상장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의 몸값이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비상장 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최근 2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상장 시장으로 진입한 바이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상장 전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예고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2일에 상장한
차백신연구소(261780)는 이날 공모가(1만8000원)대비 42.2%내린 1만400원에 마감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인터베스트와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프리(Pre) IPO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8일 상장한 지니너스는 1만300원에 마감했다. 지니너스 역시 상장한지 두달여만에 공모가(2만원)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니너스는 △KB인베스트먼트 △
컴퍼니케이파트너스(307930) △한국투자파트너스 △
케이티비네트워크(030210)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를 받았다.
| (자료=마켓포인트) *단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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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툴젠(199800)의 경우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공모가 희망밴드 최하단보다 30% 낮은 수준으로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순항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비상장 시장의 분위기는 상장시장과는 다르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초기 바이오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2배가량 올랐다고 보고 있다. 첫 투자 단계인 시드(Seed)단계에서 20억원수준이었던 기업가치가 최근에는 50억~60억원원 수준으로 올랐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바이오 심사역은 “시드 단계부터 (밸류가) 다 올라갔기 때문에 투자를 드롭하는 경우도 있다”며 “높아진 기업가치를 따라갈건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상과 긴축기조가 진행되면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바이오나 ICT를 중심으로 성장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오버슈팅(시장가격의 일시적 폭등)’인지 보려면 상장했을 때 시가총액을 보면 된다. 상장 전 인정받았던 기업가치보다 상장 이후에 더 오르면 오버슈팅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상장 이후의 흐름은 좋지 않다. 상장 전 단계에서 높아진 눈높이를 상장시장에서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우에도 기업의 역량에 따라 기업가치 양분화가 될 것으로 봤다. 한 심사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내용을 갖춘 곳이면 (투자자들이) 서로 돈을 넣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역량이 높지 않은데 (분위기에 따라) 덩달아 높게 부른다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