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유니콘(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 상장 1호에 도전하는 보로노이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해 상장을 철회했다. 보로노이 측은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을 고려해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중인 보로노이 김대권 대표이사. (사진=보로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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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코스닥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앞서 보로노이는 지난 14~15일 양일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보로노이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200만주를 공모했다. 공모예정가는 5만원~6만5000원, 시가총액 6667억~8667억원 규모였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 속에서 당사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보로노이가 철회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상장 직전 들어온 재무적투자자들의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가 나왔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7000억원대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000억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할 경우 일부 재무적투자자들은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어제 보로노이 수요예측에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건 맞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신라젠, 오스템임플란트 등 섹터에서 연이어 사고가 터지면서 투자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크다”며 “보로노이가 라이선스 아웃 추가 성과를 내고, 하반기 다시 상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분석했다.
보로노이는 결국 유니콘 특례 상장 1호에 도전에도 실패했다. 유니콘 특례 상장은 비상장사 중에서 기업가치가 우수한 우량 기술기업 등에 대해서 기술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통상적인 바이오텍의 특례 상장 방식인 기술특례상장은 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평가 기관에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반면 시총 5000억원 이상은 거래소가 지정한 1개 기관의 평가(A 이상)를 받는 혜택을 받는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최근 혼란스러운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보로노이에 큰 관심을 가져주신 투자자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며 “보로노이의 미래 성장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핵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며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을 고려해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