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전 세계적인 명성과 막대한 현금을 얻게 된 미국 바이오 기업 모더나(mRNA)가 암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mRNA 백신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화이자(PFE)와 다르게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의존도가 커 다음 포트폴리오에 시장의 관심이 몰렸었다.
25일 외신을 종합하면 모더나는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카리스마 테라퓨틱스(Carisma Therapeutics)와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모더나 mRNA와 지질나노입자(LNP) 기술, 카리스마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결합해 ‘메라 항원 수용체 단핵구(CAR-M)’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스티븐 켈리 카리스마 대표(CEO)는 “대식세포 조작 기술을 갖춘 카리스마의 전문성과 모더나의 선구적인 생체 내 mRNA 전달 기술을 결합할 것”이라며 “새로운 암 치료법의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사진=AFP 연합뉴스) |
|
CAR-M은 국내 투자자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대신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CAR-T)의 경우
큐로(015590)셀
앱클론(174900) 툴젠(199800) 셀렙메드 등 다수 국내 개발사가 도전하고 있는 분야여서 상대적으로 친숙하다. CAR-T의 경우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가 T세포를 속여 암세포 바깥쪽에 있는 단백질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신호로 판단하고 종양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CAR-M에서 M은 단핵구인데, 단핵구는 낯선 것들은 모두 먹어 없애는 대식세포를 만든다. 어떤 것을 제거해야 하는지 제시하기 위해 T세포가 활용된다.
모더나는 카리스마에 계약금(업프론트)으로 4500만 달러(약 540억원)를 냈다. 또 3500만 달러(약 420억원)규모 지분투자도 집행했다. 카리스마는 규제와 상업적 마일스톤에 따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바이오테크 전문가인 브라이언 오렐리 박사는 미국 투자전문지 더 모틀리 풀과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지만 8000만 달러는 큰 돈은 아닌 것 같다”며 투자금은 과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mRNA와 LNP 기술이 CAR-M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오렐리 박사는 “(이번 협약이)어떠한 가치가 더해질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이지만, 좋은 거래였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최근 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세에도 주가가 내림세다. 올해 들어 38%나 하락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회피 심리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발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된 영향에 성장주인 모더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대기업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대법원에서 제동을 건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