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올해는 CMO(위탁생산) 부문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가겠습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인천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1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생산능력 향상,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지리적 거점 확보 3대 성장축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을 향한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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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각각 34.6%, 83.5% 증가한 수치다. 1, 2, 3공장 전체 100% 가동에 가까운 가동률을 유지한 영향이다. 지난해 누적 수주 건수는 69건을 기록했다.
존림 대표는 올해도 생산능력을 키워 CMO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4공장이 올해 4분기부터 부분 가동할 예정이다. 현재 3곳의 글로벌 빅파마와 5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논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4공장 생산량은 25만6000ℓ로,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완공 시 회사는 총 62만ℓ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추가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약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매입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마련한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계획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기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항체의약품 위탁생산에 주력해왔다. 그는 “앞으로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과 세포·유전자치료제, pDNA(플라스미드 DNA), 바이럴 벡터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mRNA 원료의약품(DS) 생산이 본격화된다. mRNA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준비해,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Greenlight Biosciences)의 mRNA 백신 후보물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원료 생산부터 완제 의약품 서비스까지 mRNA 백신 원스톱 생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회사는 미국 모더나사의 mRNA 백신 완제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여기에는 회사가 강화하고 있는 CDO(위탁개발) 부문에서의 역량이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존림 대표는 “속도와 품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 고도화에 집중”해 고객사 만족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회사는 개발기간을 단축한 위탁개발 플랫폼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런칭했다.
올해 인천 송도에 착공 예정인 멀티모달(Multi Modal) 형식의 5공장 역시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을 잘 보여준다. 이 공장에서는 mRNA,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존림 대표는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세계 바이오 기업들이 밀집한 핵심 지역에 글로벌 거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MO와 CDO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아우르는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50%-1주) 전량을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년간 10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갖고 있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조20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주주인
삼성물산(028260)과
삼성전자(005930)는 2조원 규모를 출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마련한 재원은 우선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에 활용될 예정이다. 그는 “유상증자를 통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과 허근녕 법무법인 평안 고문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 건, 박재완 성균관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건이 통과됐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22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모든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김 경영지원센터장의 경우 감동당국으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된 상태이기에,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다.
연구소는 “허근녕 후보는 중대한 기업가치 훼손행위 책임자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사외이사로서 감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재완 후보는 사실상 삼성그룹 지배를 받고 있는 성균관대 소속이므로, 독립성 결여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