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해외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대거 국내 증시 상장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제2의
SK바이오팜(326030)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콘테라파마와
유한양행(000100)이 조 단위 기술수출에 성공한 레이저티닙(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원개발사인 제노스코 등 해외 유망 바이오텍이 IPO를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해외 바이오 기업은 4개사로 압축된다. 덴마크 바이오텍 콘테라파마, 미국 오스코텍,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계 기업 아벨리노랩, 미국 페프로민바이오가 주인공이다.
해외 바이오텍 국내 증시 상장 열풍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한 해외 바이오 기업은 미국 유전자 분석 서비스 전문 기업 소마젠과 네오이뮨텍(미국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싱가포르 바이오시밀러 기업)등이 있다.
투자업계(IB) 관계자는 “과거 해외 기업들은 낮은 기업가치 평가 등으로 코스닥 상장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최근에는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가 많이 올라가면서, 공모 자금 등 투자 유치가 용이해져 코스닥에 대거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2 SK바이오팜 잇는다...CNS 치료제로 승부수상장을 추진 중인 해외 기업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는 기업은 콘테라파마다. 덴마크 중추신경계(CNS) 질환 전문기업으로, 부광약품이 지난 2014년 인수(지분 94.38%)했다. 특히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일으켰던 SK바이오팜과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고, 기업가치도 약 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제2 SK바이오팜으로 꼽히는 IPO 대어다.
이 회사 핵심 파이프라인은 파킨슨병 치료제 부작용으로 몸이 굳어지는 이상운동증(LID) 치료제 ‘JM-010’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가 치료제 복용 후 LID를 앓게 될 가능성은 10년 후 약 90%에 달한다. 현재 상업화된 치료제는 아다마스파마슈티컬의 고코브리(성분명 아만타딘)가 유일하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미국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 임상에서 우월성을 입증한 JM-010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JM-010은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임상 2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고, 늦어도 내년 말 임상 3상에 돌입할 것”이라며 “콘테라파마 코스닥 상장을 위해 조만간 덴마크 현지 실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이저티닙 원개발사, 제노스코LG생명과학(現
LG화학(051910))에서 국산 신약 19호 제미글로(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한 고종성 대표가 2008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제노스코는
오스코텍(039200)(신약개발기업) 자회사다. 특히 유한양행이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을 오스코텍과 공동 개발한 회사로 유명하다. 내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제노스코에 기대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얀센은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인데, 성공적인 임상 결과가 나오면 내년 상반기 신속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신속한 상업화가 이뤄지면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취가 가능해진다. 특히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제 ‘SYK저해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탑라인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투자업계는 레이저티닙과 면역성혈소판감소증 치료제 임상 유효성이 입증된다면 큰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벨리노랩-페프로민바이오도 주목안과 질환 전문 바이오기업 아벨리노랩은 이진 회장이 한국서 먼저 창업 후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8년 세계 최초로 각막이상증 유전자 돌연변이 진단 서비스를 개발·상용화했다.
5가지 각막이상증에 관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진단하는 ‘아벨리노랩 유니버셜테스트’와 ‘아벨리노랩KC테스트’ 등을 전 세계 50여 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독감까지 한번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출시했다. 상장을 통해 한국에 연구센터를 설립, 유전자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페프로민바이오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암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래리 곽 박사가 최대주주로 있고, 201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면역학 대가 브루스 보이틀러 박사가 과학 고문을 맡고 있다.
메디포스트(078160)와
바이넥스(053030), 코스닥 상장사
코디엠(224060) 등이 투자한 바 있다.
벤처캐피털(VC) 바이오 투자 심사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상장 유지 비용이 저렴해 해외 바이오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거래소는 국내 증시에 해외 기업들이 많이 상장되면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사들이 최근 해외 기업 유치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