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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兆 시장 겨냥’ 유빅스, 혈액암치료제 임상 1상 성공적 출발
  • 등록 2025-06-09 오후 3:15:43
  • 수정 2025-06-09 오후 3:15:43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표적단백질분해제(TPD) 신약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이하 ‘유빅스’)가 자사 혈액암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 UBX-303-1의 임상 1상 최저용량군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면서다.

앞서 오름테라퓨틱(475830)이 TPD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결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 기술 기반의 혈액암 치료제 임상 1상 최저용량군에서 독성 이슈가 발생했기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프로탁 신약 임상 1상을 개시한 유빅스의 임상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었다. 유빅스는 한국, 미국, 유럽에서 임상 1상을 동시 진행, 속도를 높이고 내년 초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이사 (사진=유빅스테라퓨틱스)


최저용량군서 체내흡수·안전성 확인

5일 유빅스에 따르면 최근 UBX-303-1의 임상 1상 첫 번째 용량군에 해당하는 환자 3명에 대한 투약이 완료됐다. 유빅스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았고 최근에는 유럽 의약품청(EMA)에도 임상 1상 IND를 제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MA 승인이 이뤄지면 폴란드에서도 환자 투약이 개시될 예정이다.

유빅스는 이번 임상 1상에서 임상 2상 권장용량(RP2D)을 확인하기 위해 약 서른 명의 환자를 통한 총 7단계의 용량상승을 설계했다. 용량 증량 과정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될 경우 나머지 용량군의 투약은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에 투약을 마친 3명의 환자는 5일 투약 후 2일 간 휴약하는 방식으로 28일의 사이클 동안 UBX-303-1을 복용했다. 물론 첫 번째 용량군의 모수가 3명으로 적고 이들이 복용한 약이 최저용량이었기 때문에 독성 이슈가 불거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임상 1a상 진행에 따라 용량상승이 이뤄지기 때문에 1a상이 종료되기 전까지 안전성에 대해 결론지어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첫 번째 용량군에서 세 명의 환자 모두 앞선 비임상시험을 토대로 회사측이 예측한 범위 안에 있는 체내흡수율을 충분히 보였고, 그럼에도 독성 이슈가 없었다는 것은 유효용량까지 앞으로 안전하게 용량을 증량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유빅스는 최저용량군에서 유의미한 체내흡수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체내흡수율 확인은 UBX-303-1의 기전적 특성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증명해야할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TPD는 화합물 구조에 따라 프로탁(PROTAC)과 분자접착제분해제(MGD·molecular glue degrader)로 나뉘는데 UBX-303-1은 프로탁 기술이 적용된 먹는 약이다. 프로탁은 MGD에 비해 분해하려는 단백질을 지정해 개발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자량이 MGD보다 두 배 가량 더 크기 때문에 경구투여로 약효를 보일 만큼 체내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 글로벌에서 프로탁 신약 임상시험이 독성이슈보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약효 때문에 개발에서 난항을 겪었던 이유도 세포막 투과가 어려워 체내 흡수가 충분히 되지 않아서였다.

유빅스 관계자는 “최저용량임에도 비임상 데이터를 통해 예측했던 수준의 체내흡수율을 인체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회사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혈액암치료제 후보물질 UBX-303-1에는 유빅스테라퓨틱스의 자체 TPD 플랫폼 기술 ‘디그레이듀서’가 적용돼 있다. (자료=유빅스테라퓨틱스)


37.5兆 시장 노리는 유빅스, 연내 기평 추진

UBX-303-1는 혈액암 중에서도 B세포 림프종을 타깃한다. B세포 림프종은 아형만 약 50개에 달하는데 이중 UBX-303-1가 타깃하는 암종은 6개다. 인종마다 세부암종의 발병률은 다르나, 이 6개 암종은 전체 B세포 림프종 환자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미국 84%, 한국 96%).

이중 가장 시장 규모가 큰 만성림프구성 백혈병(CLL)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만 고려해도 주요 7개국의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29억 7000만 달러(약 17조7000원)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는 CLL·DLBCL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2년에는 275억 3000만 달러(약 37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기존에 CLL 치료제로는 애브비의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를 비롯한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BTK) 저해제들이 가장 많이 쓰인다. BTK저해제는 B세포의 활성화 및 증식, 생존에 관여하는 신호 단백질인 브루톤 티로신 키나아제를 억제함으로써 악성 B세포 증식을 막는다. 유빅스가 개발 중인 UBX-303-1은 TPD를 활용한 BTK분해제로, 기존 BTK저해제가 BTK 단백질의 일부 기능을 ‘억제’한다면, UBX-303-1은 아예 BTK 단백질을 ‘분해’해 버리므로 이론적으로 근본치료가 가능하다. 아직까지 TPD 기술이 접목된 B세포 림프종 치료제는 상용화된 바 없어 유빅스는 ‘BTK TPD’로는 혁신신약(First-in-Class)을 꿈꾼다.

유빅스는 UBX-303-1이 기존 BTK저해제와 달리 내성변이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다른 BTK분해제보다도 다양한 내성변이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들어 기존 BTK저해제 및 개발 중인 경쟁약물보다 강력한 치료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빅스 관계자는 “NX-5948이 경쟁사인 미국 누릭스 테라퓨틱스(NRIX)의 주력 파이프라인인데 NX-5948과 UBX-303-1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비글실험 기준 UBX-303-1의 체내이용률이 2.5배 더 높았고 더 다양한 BTK 내성변이에 강력하게 작용했다”며 “현재 임상 3상 중인 중국 베이진(BeiGene)과 비교했을 때도 UBX-303-1가 더 다양한 내성변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CLL보다도 치료대안이 마땅치 않지만 질병 진행속도가 빠른 DLBCL 환자들에게 UBX-303-1 개발은 더 큰 희소식이다. DLBCL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는 기존의 BTK저해제 및 BTK분해제의 효과가 크지 않고 일부 환자들에게서만 약효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리툭시맙과 세포독성 항암제의 병용요법이 표준치료제로 정립돼 있고,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약가가 수억원에 육박하는 CAR-T 치료제가 또 다른 옵션으로 여겨진다.

반면 UBX-303-1은 세포주나 동물모델에서 BTK저해제 및 경쟁 BTK분해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서보광 유빅스 대표이사는 “UBX-303-1의 경우 B세포의 주요 신호전달체계인 B세포 수용체(BCR) 신호전달경로 상의 BTK를 포함해 암세포의 생존과 관련된 핵심 타깃 단백질들도 함께 분해함으로써 암세포가 생존하기 위한 우회경로를 차단해버리는 차별화된 약물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 저해제를 포함한 경쟁 제품의 경우 BTK를 저해하거나 분해하더라도 암세포가 다른 경로로 우회하면서 생존 및 내성을 보이는데 반해, UBX-303-1의 경우 이러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우월한 항암 효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IPO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에는 테고사이언스(191420) 출신의 이병주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회사는 2020년 네오이뮨텍(950220), 2024년 유한양행(000100)과 각각 플랫폼 기술 ‘디그레이듀서’(Degraducer)와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텍의 선결과제로 꼽히는 ‘기술이전 2건’도 달성한 상태다.

유빅스 관계자는 “올해 중반기에 기술성평가를 진행해 내년 초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257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마친 유빅스의 포스트밸류(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1057억원이다.

마감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1. 한미약품

255명( 29% )

2. 디앤디파마텍

115명( 13% )

3. 동아에스티

50명( 5% )

4. 디엑스앤브이엑스

16명( 1% )

5. 펩트론

324명( 37% )

6. 기타 (댓글로)

110명(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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