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발염색 기능을 가진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THB)’을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해 목록에 추가하기로 최종 결론지었다. 1,2,4-THB는 머리를 감기만 해도 염색이 된다고 홍보해 유명세를 탄 모다모다 ‘프로체인지블랙샴푸’의 핵심 원료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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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위해평가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THB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잠재적인 유전독성과 피부감작성 우려에 따라 사용 금지 목록에 추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식약처가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진행한 위해평가 결과, 1,2,4-THB 성분이 세포 유전물질(DNA)에 변이를 일으키는 등 잠재적인 유전독성을 배제할 수 없는 물질이라고 평가됐다. 즉 특정 성분에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때 유전자가 변형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해당 성분은 피부감작성 및 약한 피부자극성 물질로도 평가됐다. 피부감작성은 피부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대해 면역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시험 결과를 검토한 전문가 자문회의는 1,2,4-THB의 유전독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사용형태나 사용량, 빈도 등에 무관하게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물로 씻어내는 샴푸라도 모공이 있어 흡수율이 높은 두피에 직접 마사지해 자주 사용하는 샴푸 특징을 고려하면, 흡수율이 적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유럽 SCCS(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가 자체 위해평가 결과에 따라 1,2,4-THB를 유럽 내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목록에 추가했다. 이후 식약처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1,2,4-THB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행정예고했다.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내로 고시 개정 절차를 마치고, 개정일 6개월 후부터는 해당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제조를 금지할 방침이다. 모다모다 샴푸 등은 행정예고 시행 이후 6개월까지만 제조할 수 있게 됐다. 제조된 제품은 최대 2년까지 판매할 수 있다.
한편 식약처는 2012년부터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지정하고, 그 밖의 원료는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