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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임상+백신先구매 요청...백신회사 CEO 한목소리
  • 식약처장, 기재부 등과 백신 개발회사 7곳 간담회
  • 6월까지 3상 적용할 비교임상 가이드라인 제정
  • 기재부 3상 임상 비용 지원, 필요시 추가 예산 확보
  • 백신 선구매 요청에는 정부 vs 업계 미묘한 입장차
  • 등록 2021-05-13 오후 5:02:00
  • 수정 2021-05-13 오후 9:34:58
김강립 식약처장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토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 대표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만나 한목소리로 3상 임상시험 완화 및 백신 선구매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임상 3상에 적용할 비교임상의 가이드라인을 다음달까지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임상 3상 비용 지원에도 나서며 필요 시 추가 예산 확보도 추진키로 했다. 다만, 업체의 선구매 요청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 등을 만나 국산 백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민관 협력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인 이수진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연구개발 실장, 강창율 셀리드(299660) 대표이사, 우정원 제넥신(095700) 대표이사,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206650) 대표이사, 정문섭 진원생명과학(011000) 이사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나선 최유화 큐라티스 사업 개발본부장, 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정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장도 참여했다.

국내 백신 개발 회사들은 식약처에 비교임상 시 유효성 입증 지표, 피험자 수 등 세부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을 요청했다. 현재 국내 백신개발 회사는 위약(가짜약)군과 대조하는 일반적인 임상 방식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국내외에서 시작된 상황에서 백신을 맞지 않을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기 어렵다. 이 방식은 시험 대상자를 감염에 노출시키는 윤리적인 문제도 만든다. 때문에 위약군이 아니라 이미 허가 받은 백신에 견줘 개발 중인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비교임상 방식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달 한차례 업계 간담회를 통해 비교임상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DNA백신 플랫폼을 사용하는 회사에서는 비교임상을 서로 다른 플랫폼에 대해서라도 허용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문섭 진원생명과학(011000) 이사는 “식약처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동일 플랫폼 간의 비교임상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DNA백신은 현재 허가된 백신이 없기 때문에 동일 플랫폼간 비교임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DNA백신으로 개발된 것은 없다. 제넥신 역시 이 때문에 비교임상보다는 해외를 통한 일반적인 방식의 임상 3상 추진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개발 회사들은 또 임상시험 등 백신개발 지원을 하고 있는 범정부지원위원회(복지부·과기정통부 장관 공동위원장) 및 복지부에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과 정부 선구매를 요청했다. 특히 백신에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백신 선구매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무조건적인 선구매보다는 일정 정도의 임상 결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원 제넥신(095700) 대표이사는 “미국은 백신에 대해 실패하고 버려도 좋다는 컨셉트로 선제적으로 대량 구매를 지원한다”며 “우리 정부도 (선구매를) 생각은 하는데 우리는 아직 결과를 보고 난 후에, 아주 선제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요구에 김강립 처장은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통한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6월까지 마련하겠다”며 “면역대리지표 정립을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면역대리지표(ICP)는 바이러스 감염률 외에 예방효과와 상관관계가 있는 간접지표로 중화항체가 등을 말한다. ICP가 확립되면 개발 중인 백신의 ICP가 기존의 허가 받은 백신의 ICP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 코로나 백신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비교임상 이외에 정부가 임상 3상 문턱을 완화해주는 또다른 방식이다. 다만 이 수준은 국제적으로 아직 확립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ICP 신속 정립을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ICP 정립 시 국내 개발 백신에 활용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달까지 마련키로 했다.

기재부 등 관계부처도 업계 요청을 적극 검토하고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3상 임상 비용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정부가 백신 임상지원예산으로 마련한 금액은 687억원이다. 기재부는 필요 시 추가 예산 확보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바이오의약품협회와 함께 백신 개발에 필요한 원자재와 관련해 기업의 수급 애로 품목을 파악하고 공급기업에 협조도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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