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암 진단분야에서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가 하면,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 조기진단키트는 물론 정밀진단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4일
JW생명과학(234080) 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는 스웨덴 혈액진단기업 이뮤노비아에 ‘다중 바이오마커(CFB, CA19-9)’ 특허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바이오마커인 CFB와 CA19-9를 동시에 활용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진단 기술에 관한 것이다. 이뮤노비아는 CFB와 CA19-9에 대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JW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뮤노비아는 췌장암 조기진단키트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관련 특허를 JW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어 특허를 이전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JW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기술이전 성과는 세계 최초 췌장암 조기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해 관련 원천기술 특허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암 진단기업 중에서도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해 암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한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 대장암 조기진단제품 ‘얼리텍’.(사진=지노믹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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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얼리텍으로 13조 中 시장 ‘노크’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228760)는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암 조기진단 분야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는 것이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는 신규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암 억제 유전자 발현 차단)와 고감도 바이오마커 측정기술 등을 개발해 분변을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을 상용화했다.
전 세계적으로 암 조기진단 제품이 상용화 된 질병은 대장암이 유일하다. 대장암 조기진단 경쟁기업은 미국 이그잭트 사이언스(콜로가드)와 독일 에피지노믹스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미국과 독일 기업 대장암 조기진단제품과 민감도와 특이도는 동등한 수준이며, 얼리텍은 소량의 대변으로 짧은 검사시간(26시간→8시간)이 장점”이라며 “검사 비용도 콜로가드는 65만원 정도지만 얼리텍은 미국서 30~40만원으로 비슷한 성능에 가격경쟁력과 간편성, 확장성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얼리텍 대장암 조기진단제품은 국내 검진센터와 병원 등 113곳에 판매했고,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판매처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전 승인을 위해 올해 하반기 검체 모집 완료를 목표로 탐색 임상도 진행 중이다. 특히 지노믹트리는 얼리텍 대장암 제품을 오리온홀딩스의 중국 내 합자법인에 기술수출해 13조원 규모 중국 대장암 조기진단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 세계 최초 압타머 기반 폐암 조기진단키트.(사진=압타머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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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머 기술로 세계 최초 폐암 조기진단키트 개발압타머사이언스(291650)는 2세대 압타머 발굴 플랫폼 기술로 세계 최초 압타머 기반 폐암 조기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압타머란 DNA와 RNA로 구성돼 표적물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일 가닥 핵산물질이다. 회사는 80% 이상의 발굴 성공률과 발굴에 최대 8주만이 소요되는 차세대 압타머 발굴 플랫폼 SELEX 기술을 개발했다.
압타머사이언스 측은 “폐암 조기진단키트 경쟁사인 영국 온시뮨, 독일 에피지노믹스 제품은 민감도가 각각 41%, 67%에 그친다”며 “자사 키트는 민감도가 75%로 높고, 특이도도 92%로 가장 높다. 극소량의 혈액으로 검사가 가능하고, 검사비용 및 시간이 절감돼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상태고,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는 2022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KT 사내벤처 1호로 출발해 정밀진단 전문기업으로 올라선
엔젠바이오(354200)는 NGS 기반 차세대 정밀진단 기술을 개발해, 2017년 6월 유방암과 난소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BRCAaccuTest’를 아시아 최초로 의료기기인증(CE-IVD)을 받았다. 또한
젠큐릭스(229000)는 상용화 된 바 없는 액체생검 간암 조기진단검사 ‘헤파이디엑스’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한 상태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조기진단은 진단이 가능한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진단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 대비 바이오마커 발굴 플랫폼 기술들이 뛰어나다. 진단 정확도 등에서도 해외 기업들보다 우수하고,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상업화에 속도를 좀 더 낼 수 있다면 시장 선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 규모는 2020년 130억 달러에서 연평균 9% 성장해 2023년 약 186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내 암 조기진단 시장은 2019년 기준 약 525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