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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의사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 파인메딕스(387570)와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이 내시경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소화기 내과 교수가 창업했고 해외 제품 일색이던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차이를 보인다. 파인메딕스는 나이프·주사침·스네어 등 내시경 시술 전 주기에 필요한 시술기구를,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내시경 지혈 파우더와 색전 치료재 등 치료재료를 각각 주력으로 한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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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내시경 종주국’으로 알려진 일본을 핵심 시장 중 하나로 공략 중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내시경 지혈 파우더 ‘넥스파우더’는 지난 5일 일본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지정돼 오는 9월부터 현지 판매가 시작된다. 지난 2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최종 인허가를 획득한 이후 6개월여 만의 쾌거다.
넥스파우더는 파우더 형태 스프레이로, 내시경을 통해 뿌리는 상처 보호재다. 출혈 부위에 달라붙으면서 젤처럼 굳어 상처를 덮어준다. 이렇게 덮인 부위는 압박 효과가 생겨 피를 멈추고, 다시 피가 나는 것도 막아준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MDR(유럽연합 의료기기 규제 기준) 승인까지 모두 획득해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이 넥스파우더를 유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인메딕스는 올해 4분기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형 박리술용 나이프의 일본 품목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내시경 시술에 사용하는 두 가지 유형의 나이프를 하나로 합쳐 시술 도중 도구를 바꿀 필요가 없도록 만든 이 기기는 시술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출시 전부터 학회와 전시회에서 일본 의료진의 주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파인메딕스의 주력 제품은 초음파 내시경 유도하 세침흡입술에 사용하는 생검용 기구 ‘클리어팁’이다.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유럽 통합규격인증마크(CE)를 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5월에는 고주파 전류로 혈관을 지져 지혈하는 내시경 지혈기구 ‘클리어 헤모글라스퍼’도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까지 FDA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은 11개에 달한다. 회사는 총 6개 제품군, 23개 제품, 234개 양산 모델을 자체 개발·생산해 현재 51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의사들이 직접 만든 기구 창업 배경에도 공통점이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파인메딕스 대표 모두 소화기내과 교수 출신으로, 임상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창업에 나섰다.
이돈행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대표는 인하대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 전성우 파인메딕스 대표는 현재 칠곡경북대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다. 각각 2014년, 2009년에 회사를 설립했다.
두 회사의 매출 규모도 비슷하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지난해 매출 95억원,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했다. 파인메딕스는 같은 시기 매출 100억원, 영업손실은 2919만원이다.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성장동력은 ‘넥스피어-F’다. 관절염 통증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세계 유일의 분해성 색전 치료재로, 이미 국내 허가와 유럽 CE 인증을 받았다.
유럽 외 지역에서는 치료재료 승인과 이를 활용한 시술 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하기에, 현재 국내에서 골관절염 통증 색전 시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FDA 임상계획(IND)을 승인받았으며, 오는 3분기 임상 착수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2026년 말 임상 종료, 2027년 FDA 승인과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파인메딕스는 차세대 제품으로 내시경 지혈재료와 융복합 기구를 제시했다. 내시경 지혈재료의 경우 넥스트바이오메디컬과 유사한 파우더나 겔 형태 제품을 개발 중이란 설명이다.
융복합 기구의 경우 이미 개발을 완료해 매출이 발생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기존 주사침과 지혈 기구를 하나로 결합해 출혈 환자에게 두 기구를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식이다.
시술 시간을 줄이고 기구 사용 개수를 최소화해 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유럽처럼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