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사장이 최근 불거진 영업조직 인력 구조조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원들 달래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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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장은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본사 사옥에서 영업조직이 포함된 마케팅본부의 인력을 불러 모아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날 “이른 시일 내 영업조직에 역할을 주겠다”며 “무슨 역할을 줄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내부 통신망을 통해 임직원에게 “권고사직 추진 등 개인 동의 없는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밝힌 지 불과 5일 만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란에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자 사태를 더 이상 관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본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갑작스러운 인력 구조조정 발표로 직원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
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3일 영업조직에서 일하는 60여명의 직원에게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한때 100여명에 달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 영업조직 인원들은 충원과 퇴사가 이어지며, 최근 60명 규모로 축소됐다. 이 중 1년 미만 입사자는 4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규모 채용을 했으며,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에서는 명분으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 중단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예고됐던 일이라, 직원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임직원들은 간담회에서 안 사장이 전환배치를 비롯한 영업조직 운영, 희망퇴직자에 대한 보상, 구조조정의 실행 시점 등 구체적인 향후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가 원론적인 발언만 되풀이하면서 관련 직원들의 실망감은 역력하다.
안 사장은 이날 “즉시 소통창구를 만들겠다”면서도 직원들의 인력 구조조정 관련 질문에는 “선택은 알아서 해라”, “언젠가 리빌딩할 시점 올 것이다”, “나가라고 종용한 적 없다” 등의 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취업 사기가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한 직원은 “직원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며 “간담회를 통해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모호한 말만 가득해 실망이 크다”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또 다른 한 직원은 “지난 15일 마케팅본부 인사를 한 후 일주일도 안 돼 사실상 조직 해체를 발표했다”며 “마케팅 조직을 이끌던 팀장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미 대부분 퇴사한 상태에서 단순한 말만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9810억원과 452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34.8%, 1100.3%나 증가한 수치다. 내년에는 이보다도 많은 매출액 1조 7670억원과 영업이익 6129억원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