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젠 본사.(사진=신라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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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라젠이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1년동안 고군분투 했지만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통보받았다. 거래 재개로 경영 정상화를 꾀하던 신라젠 시계가 멈춰섰다. 회사 측은 즉각 이의신청을 함과 동시에 최종 결정이 내려질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18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또한 20일 영업일(2월18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신라젠이 그간 유치한 투자금(1000억원)으로만 기업 가치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유지할 구체적인 계획아 부족한 것이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신라젠(215600)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1년 8개월 동안 정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는데 이 시한은 지난해 11월 종료됐다.
신라젠은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과 관련해 곧바로 이의신청을 제기할 뜻을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일주일 내 이의 신청이 가능하다. 즉각 이의 신청을 하겠다”며 “향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 요구 다 이행했지만 ‘물거품’ 신라젠과 업계는 내심 거래재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이유는 거래소가 제시한 개선계획을 회사 측이 충실히 이행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고, △지배구조 개선 △자금 확보(500억원) △경영진 교체 등 크게 세 가지를 요구했다. 신라젠은 거래정지 직접적인 사유가 된 최대주주는 엠투엔으로 교체됐고, 그 과정에서 1000억원의 자금도 확보했다.
92.6%의 지분을 보유한 17만 소액주주들도 18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상장폐지 할 명분이 없다며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상장폐지 결정으로 소액주주들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될 경우 신라젠은 기술특례상장 기업 1호 퇴출 기업이 되고, 신라젠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 17만 소액주주들이 거래재개를 외쳤던 이유다.
항암 바이러스 新사업 지속 가능할까신라젠은 그간 거래 재개시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해 신사업과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엠투엔을 등에 업고 펙사벡 하나이던 파이프라인에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을 추가하면서 다각적인 신약개발을 추진했다. SK출신 장동책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R&D 부문장에 엠투엔바이오를 이끌던 박상근 전무를 선임했다. 김재경 전 랩지노믹스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라젠에 합류했다.
현재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신장암 임상 2a상은 미국 리제네론과 공동 진행되고 있고, 중국 리스팜과 는 별도로 흑색종 치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신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SJ-600을 활용한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으면서 이들 사업들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후속 임상 등을 위해서는 연구개발 자금이 필요한데, 거래 재개가 불발되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이 그동안 거래소가 요구한 사항들을 착실히 이행해 거래 재개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있었다”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겠지만 신라젠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회사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와 17만 투자자들에게 미칠 후폭풍이 상당히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