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 창립멤버 2명이 최근 잇따라 보유지분을 축소했다. 강동환 대표와 나머지 창립멤버들이 결별 수순을 밟는 중인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환 대표에 이어
제이시스메디칼(287410) 2, 3대 주주였던 이종호 국내사업 상임고문, 이명훈 신사업본부장은 이달 각각 보유지분을 매도했다. 줄인 지분 규모는 이 고문 7.83%포인트, 이 본부장은 2.18%포인트다. 그 결과 두 사람은 각각 331억원, 9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눈 여겨볼 부분은 이 고문과 이 본부장이 강 대표와 2004년 제이시스메디칼을 설립한 공동 창업자라는 점이다. 이들은 경영은 물론 소유에서도 주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올해 3월 코스닥 시장 입성 전 지분율을 보면 강 대표가 27.07%로 최대주주이고 이 고문 13.53%, 이 본부장 8.07%, 박수호 전 이사 0.81% 등의 순으로 격차가 컸다.
그러나 올 들어 이들 관계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 고문이 상장 즈음 퇴사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특수관계인 지위를 벗고 보호예수(9월30일까지)가 풀린 이달 보유지분 일부를 매도했다. 게다가 이 본부장도 이달 돌연 보유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이에 일각에선 강 대표와 창립멤버 2명이 결별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에 선을 그었다. 제이시스메디칼 관계자는 “사이가 틀어졌다면 지분 전량을 매도했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사용처가 있어 일부 물량만 매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고문은 퇴임 후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공시됐는데 이게 제이시스메디칼 대리점이다. 이 본부장은 제이시스메디칼이 지난 4월 스킨 부스터 사업부문을 떼내 만든 자회사 사치바이오의 대표이사로 지난달 30일 새롭게 선임됐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들이 향후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주주들의 결정인 만큼 확답할 수는 없지만 현재 단기적으로 추가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어 매도 사유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고주파(RF) 피부미용 의료기기 ‘포텐자’로 유명한 회사다. 포텐자는 미세바늘을 통해 피부의 진피층에 고주파를 쏴 조직을 응고시키는 방식으로 주름이나 여드름 개선 등에 쓰이는 기기다.
제이시스메디칼은 2019년 6월 세계 1위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사이노슈어 제조자개발생산(ODM) 계약을 맺는 등 해외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계약은 제이시스메디칼이 ‘포텐자’를 공급하면 사이노슈어가 일본과 한국 외 지역에 판매하는 게 골자다. 양사의 계약기간은 3년(자동 갱신)이며, 공급물량은 연간 350대 수준이다. 액수로 환산하면 최소 7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제이시스메디칼 매출은 2018년 285억원에서 2019년 368억원, 2020년 50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3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나 급증했다. 매출의 86%(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해외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현재 제이시스메디칼은 일본, 중국에 법인을 두고 해외 50여개국에서 대리점을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일단 사이노슈어가 보유한 전 세계 130개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 침투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진출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 사이노슈어와 협업해 제품 인허가를 받고 판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