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오롱티슈진(950160)이 감사의견 적정으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지만, 잠시 중단됐던 전 임원의 횡령 혐의, 감사의견 변경 회사에 대한 재검토 차원의 실질심사가 새롭게 시작된다. 시장위원회로부터 부여받은 개선기간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 과제도 남아있어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 [사진=뉴스1] |
|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코오롱티슈진의 2020년 감사보고서에서 적정의견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으며, 감사의견 관련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변경돼 이와 관련된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지만, 곧바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직행한다. 적정으로 감사의견이 들어와도 거래소가 회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보려는 취지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낸 감사의견 적정이 맞는지 보려고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된 게 아니다. 단순히 감사의견 거절 나온 회사가 적정으로 됐다고 해서 바로 거래가 재개되는 게 아니라 규정상 거래소가 한번 더 심사한다. 실질심사 대상 제외를 할 수도 있고, 아직도 경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 끌고 가는 거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 건에 대해서도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은 코오롱티슈진 이모 전 이사를 자기자본(2019년 기준) 1.97%에 해당하는 27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된다. 다만 당시 코오롱티슈진은 이미 감사의견 거절과 관련해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였으며, 거래소는 해당 사유 해소 이후로 심사를 미뤘다.
거래소 측은 “횡령과 감사의견 변경 모두 실질심사 종합요건은 동일하며 같이 심사한다. 발생한 사유 자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보겠지만, 실질적으로 영업지속성, 재무건전성, 경영투명성 세 가지 측면을 들여다보고 판단을 한다. 발생 사유 자체만으로 문제를 삼아서 심사를 진행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22일까지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관한 결정을 하게 된다. 기심위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심위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기심위 심의까지 넘어가지 않게 되면 절차상 매매거래정지가 해제되지만, 코오롱티슈진은 올해 연말까지 거래재개가 불가능하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당시 제출한 서류의 허위사실 기재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왔지만, 같은해 12월 시장위원회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개선기간이 끝나는 오는 12월 17일로부터 7거래일 이내 개선계획 이행내역서와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해당 서류 제출일로부터 15거래일 내에 시장위원회를 열고 상폐 여부를 다시 심의한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야만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당시 허위 기재한 사실 자체를 되돌릴 순 없다.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회사 측이 제시한 인보사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 임상 3상이 안되면 회사가 생존할 가능성이 없어진다. 개선기간을 부여한 것도 FDA 임상 중단이 해제됐기 때문이며, 임상 3상을 어떻게 회사가 풀어가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연말 코오롱티슈진이 시장위원회 산을 넘으려면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가 관건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환자투약을 재개해도 된다는 공문을 수령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임상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FDA가 임상 재개를 허용한다고 해서 인보사 투여가 곧바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러 대형 병원을 몇 년 단위로 계약해야 하고, 의사도 정해야 하는 등 투입되는 비용 마련부터 현지 여러 재반을 세팅해야 한다”며 “국내보다 미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코오롱티슈진 측도 임상 스케줄을 짜고 있는 거 같긴 하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이 명확하게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인보사 관련 모든 임상 중단 이슈는 만족스럽게 해결된 상태다”며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데이터가 유효하며, 기존의 2액 세포로 FDA 임상 3상 시험을 계속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