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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 연구센터장 "차세대 ADC·면역항암제로 빅파마 도전장""
  • 등록 2025-08-01 오전 10:07:19
  • 수정 2025-08-01 오전 10:07:19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삼진제약이 ‘게보린’으로 대표되는 일반의약품 중심 회사에서 연구개발(R&D) 기반 글로벌 신약개발사로의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서 최근 공식 기업발표를 통해 3년간의 R&D 성과를 공개하며, 면역질환 신약 ‘SJN314’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31일 팜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스몰몰레큘은 5년 안에, ADC(항체약물접합제)와 이중항체 등 새로운 모달리티는 5-10년 안에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며 “이벤트성이 아닌 3~5년 주기로 지속적인 기술이전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진제약, 기술이전 가능성 높은 임상 후보는

삼진제약의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면역반응 조절 저해제 ‘SJN314’다. 이 후보물질은 자가면역반응에서 과활성된 면역 조절인자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저분자 신약으로, 현재 해당 질환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IgE’ 항체 치료제 졸레어(Xolair)와는 완전히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수민 연구센터장은 “SJN314는 IgE 경로와는 별개로 면역반응을 활성화시켜 가려움증, 알레르기 반응, 만성 두드러기 등을 유발하는 GPCR을 타겟한다”며 “경쟁 약물 대비 뛰어난 효능을 확보했고, 인간 피부 조직 기반 모델에서도 탁월한 약효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수한 약동학적 특성과 높은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Best-in-class(세계 최초 혁신신약) 가능성을 보여주어 외부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 (사진=삼진제약)
면역항암 영역에서는 핵수용체 저해제 ‘SJN309’가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2024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의 ‘글로벌 진출 및 파트너링 촉진을 위한 우수 신약개발 지원’ 과제로 선정되며 기술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SJN309의 표적인 핵수용체는 종양미세환경 내에서 T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을 하는데, 이를 차단하면 T세포 기능이 회복되고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이 촉진된다.

이 센터장은 “SJN309는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cold tumor(차가운 종양)에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제”라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 최적화 및 IND 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DC 분야에서는 두 가지 차세대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암 특이적 대사기전을 타겟으로 한 ‘Oncostarve(온코스타브)’ 플랫폼 기반의 ‘SJA71’에 대해 이 센터장은 “동물 이종이식 모델에서 낮은 용량으로도 완전한 종양 관해를 유도했고, 내성 모델에서도 우월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선천면역 활성화 메커니즘을 활용한 ‘Oncoflame’ 플랫폼의 ‘SJA21’에 대해서는 “낮은 용량에서도 강력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기존 STING 기반 ADC 대비 개선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기술이전 전략에 대해 “우리가 잘하는 스몰 몰레큘 분야는 5년내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빅파마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ADC와 면역항암제는 조기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실제 실적을 내면 R&D 인력을 늘리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진제약이 AI신약개발에 힘주는 까닭

이수민 연구센터장이 삼진제약에 합류한 2022년 이후 회사는 전면적인 R&D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는 기존 임상 파이프라인의 미래 가치와 경쟁력을 냉철하게 평가해 가능성이 낮은 후보물질은 과감히 중단하고, ADC 등 새로운 모달리티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재편했다.

이 센터장은 삼진제약 합류 배경에 대해 “최고 수준의 시설이 갖춰진 상황에서 제 역량과 경험이 더해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마곡 R&D센터 구축에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약연구기획실, 의약합성연구실, 약리독성연구실, 동물실험실, 분석연구실, 제제연구실 등을 한 곳에 집약했다. 연구소에서 후보물질 발굴부터 신약 개발, 임상 및 허가까지 모든 업무가 가능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인공지능(AI) 도입과 오픈이노베이션 확대도 삼진제약 R&D 전환의 핵심 전략이다. 이 센터장은 부임 후 AI를 신약 개발 과정에 적극 도입하고, 뉴로핏(380550), 노벨티노빌리티, 에피바이오텍 등 다양한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확대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ADC ‘SJN302A’ 등의 과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기 기술이전을 위한 사업개발(BD) 인력 확충도 추진했다. 이 센터장은 “BD는 글로벌 기업에 후보물질 등을 소개하며 기술이전이 성사되기 위한 업무 전반을 수행한다”며 “‘빅딜’을 위한 가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선택과 집중도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샬의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을 인용하며 “통상 신약 개발을 하다 보면 소위 자식 같은 감정이 생기고 이를 끝까지 끌고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확보한 15개 후보물질에 대해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물질은 조기에 개발을 중단하면서 효율적인 R&D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비전에 대해 그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계속 갖춰나가면서 5년에서 10년 안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이벤트성이 아닌 3년에서 5년 주기로 계속해서 성과를 내는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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