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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유출·국민 부담 우려 때문에 민원?…업계 “유출 우려 없고 렉키로나도 존재”

  • 렉키로나 이미 허가…치료제 개발 ‘급한 불’ 꺼져
  • 대웅·종근당·신풍도 후기 임상 속도전 이어가
  • “기술유출 우려” 주장에 업계 “인과관계 없다”
  • 등록 2026-09-07 오후 4:40:23
  • 수정 2026-09-07 오후 4:40:23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두고 “국부 유출을 막고 국민 부담을 낮추기 위한 공익적 민원이었다”는 해명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이미 셀트리온의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의료현장에 공급되고 있었고, 국내 임상 지연이 기술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어서 후보자 측이 내세운 ‘국부 유출·국민 부담’이라는 명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셀트리온 렉키로나 이미 허가…대웅·종근당·신풍도 임상 막바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지난 6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21년 10월 12일 브로커 양모씨와 통화에서 “어, 그럼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 무슨 처 어디야? 식약처장 알 테니까, 보고해달라고 할게”라고 했다. 2차 통화에서 양씨가 “담당자끼리 책임회피인데, 과장 선에서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해요”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과장 선에서 막혀있다? 알았어”라고 답했다.

이날은 김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승인에 속도를 내달라고 청탁한 날로,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고충 민원에 공익성이 있다고 판단해 전달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번 청탁 논란에 대해 “당시 김 후보자가 받은 자료에는 제넨셀 치료제가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국내 임상이 지연되면 기술과 특허가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국산 치료제를 저렴하게 공급해 국민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제넨셀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인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 날은 9월 23일로, 제넨셀 창업자인 강세찬 경희대 교수는 10월 6일 양모씨에게 임상 승인이 늦어질 것을 우려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양모씨가 김 후보자와 신속 승인을 종용하는 통화를 했으며, 식약처는 10월 26일 제넨셀의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을 승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당시 국내서 진행되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상황을 돌이켜보면 “급한 시기는 넘긴 상황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국내서는 셀트리온(068270)이 이미 2021년 2월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인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를 식약처로부터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허가받아 의료기관에 공급해오고 있었으며, 같은 해 9월 17일 정식 품목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제넨셀이 국내서 2/3상 IND를 신청하기도 전에 국내산 코로나19 치료제가 정식 품목허가를 받아 유통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 종근당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후기 임상 단계에 접어든 상태였다. 대웅제약은 2021년 1월 식약처로부터 ‘DWJ1248’(제품명 : 호이스타정) 임상 3상을 승인 받았으며, 종근당도 2021년 4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CKD-314’(제품명 : 나파벨탄주)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CKD-314는 췌장염, 파종성혈관내응고(DIC) 치료에 쓰이던 치료제로, 코로나19로 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시험에 속도를 내던 차였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치료제 개발업체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신풍제약도 이미 8월 말 ‘파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 인산염·알테수네이트) 임상 3상 승인을 받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반면 제넨셀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는 후발주자로 분류되고 있었고, 앞서 인도에서 진행했던 임상 2상 유효성이 문제가 됐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ES16001의 국내 임상 2/3상 IND를 신청했는데, 근거로 제시했던 인도 임상 2상 결과에 대해 식약처가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했던 것이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정부와 업계가 모두 노력했던 것은 맞지만, 후발주자인 제넨셀 치료제 개발 여부에 따라 국면이 전환될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었다”며 “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업들은 국민 안전을 위해 사실상 원가 수준으로 치료제 공급을 계획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 개발 후 주요 선진국에는 제값을 받고 제품을 수출했지만, 국내서는 원가 수준으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더라도 국민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임상 지연이 기술유출로 이어진다”…업계는 “어불성설”

제넨셀이 보유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특허와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대부분이다. 국내서 임상이 늦어진다고 해서 기술이나 특허가 해외로 이전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임상이 지연된다고 기술이 유출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반대로 국내 임상 결과가 있어야만 해외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제넨셀은 2022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 업체 오르디파마와 ‘ES16001’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당시 강 교수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오르디파마의 모기업 DEM파마를 직접 방문해 ‘ES16001’ 판권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려하던 기술유출이 아니라 기술수출을 한 사례다.

하지만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2022년 5월 첫 임상 환자를 등록했지만, 임상 환자 최소 기준을 채우지 못하며 이듬해인 2023년 5월 돌연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락을 토대로 이해한다면 만약 제넨셀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할 경우 해외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데이터를 확보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허는 어디서든 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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