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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피씨엘, 코로나19 진단키트 임상 조작 또?…이번엔 전문가용
  • 등록 2025-02-25 오후 3:35:55
  • 수정 2025-02-25 오후 3:35:55
[이데일리 김새미 김유성 기자]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피씨엘(241820)의 임상 조작 의혹이 논란이다. 타액(침)을 활용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임상적 성능시험 조작 의혹에 이어 전문가용 코로나19 비인두(콧속) 진단키트(PCL COVID19 Ag Gold) 관련해서도 임상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타액 진단도 가능하다던 전문가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임상 조작?

이데일리가 강선우 의원실 등을 통해 입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행정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피씨엘은 2021년 2월 전문가용 코로나19 비인두 진단키트의 임상 허위 결과 보고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당시 전문가용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임상적 성능시험 실시기관으로 기재된 조선대학교병원 담당 A 교수는 해당 임상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상적 성능시험이란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성능을 증명하기 위해 검체를 분석해 임상적·생리적·병리학적 상태와 관련된 결과를 확인하는 시험을 뜻한다.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30조에 따르면 임상적 성능시험성적서를 거짓으로 작성 또는 발급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번에 임상 조작 의혹이 제기된 PCL COVID19 Ag Gold는 비인두 검체를 이용해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용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승인받은 제품이다. 회사 측은 해당 진단키트로 10분 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각종 변이 바이러스를 검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PCL COVID19 Ag Gold가 타액 검체 채취 방법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피씨엘 홈페이지에 게재된 PCL COVID19 Ag Gold의 패키지에는 침을 뱉어 진단검사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비인두 검체를 이용해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용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PCL COVID19 Ag Gold’ 패키지 (출처=피씨엘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타액 기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성능 입증을 위해 실시했던 모로코 임상을 자진취하한 바 있다. 코로나19 타액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식약처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씨엘이 최초로 타액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타액진단키트의 경우 코에 면봉을 넣는 비인두 도말 방식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미 학교, 소아과 등에 판매가 이뤄진 제품인데 실제 성능이 임상 결과와 다르다는 것은 제대로 된 진단검사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피씨엘의 코로나19 타액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조달청 물품 목록에도 등록돼있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타액키트는 어린이 임상을 같이 실시해 코로 검사하기 힘든 세계 많은 어린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감사장까지 받은 훌륭한 수준의 제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선대, 임상 실시 안했는데…삼광의료재단 자료 조작 공모 의혹도

당시 조선대는 전문가용 PCL COVID19 Ag Gold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 등의 절차에 문제가 있어 임상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A 교수는 “본인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허가를 받기 위한 코로나19 진단키트 임상시험을 실시한 사실이 없으며 피씨엘이 제조 허가 시 제출한 임상시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며 “임상시험 결과보고서에 작성된 본인의 서명은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그럼에도 피씨엘은 민감도, 특이도를 포함한 모든 임상적 유효성 데이터가 조작된 임상적 유용성 시험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실시한 것처럼 서명까지 조작해 위조했다. 피씨엘은 재현성, 반복성 시험 결과까지 조작해 최종 결과보고서를 만들었다.

피씨엘은 이렇게 조작한 임상 결과보고서를 식약처에 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 허가 신청을 하면서 제출했다. 식약처가 1차 보완 요청을 하자 피씨엘은 임상 결과보고서를 일부 수정하고 또 다시 조선대 교수의 서명을 조작해 임상 결과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이어 식약처가 보완 요청을 하자 이번에는 국내 임상기관인 삼광의료재단과 접촉해 임상적 성능시험 자료 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두 번째 보완자료를 제출받은 식약처는 2021년 6월 해당 진단키트의 제조 허가를 승인했다.

이와 관련, 최근 김소연 피씨엘 대표와 피씨엘 임직원, 삼광의료재단 직원 등 관련자 17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이와 관련한 압수수색도 2회 진행됐으며, 김 대표의 경우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후 피의자들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A 교수가 진술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조선대가 광주광역시에 위치하고 있어 물리적 거리가 멀었던 만큼 관행적으로 서명을 위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에서다.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 김 대표 측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단 이번 경찰조사에서 정작 피씨엘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허가한 식약처는 빠져있는 상황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경찰의 수사 대상에서 식약처는 제외된 상황으로 별도의 감사원 감사까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피씨엘이 김건희 여사의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피씨엘이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때 코로나19 타액 자가검사키트를 일부 납품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당시 강 의원은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사적 친분을 대놓고 드러냈다”면서 여러 의심스러운 정황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피씨엘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매출이 급증했던 업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연매출이 3581만원에 불과했던 피씨엘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입으면서 연매출 537억원으로 무려 1499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64억원도 256억원 흑자 전환했다. 이후 피씨엘의 매출은 2021년 461억원→2022년 372억원→2023년 64억원 순으로 감소했으며, 3년간 적자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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