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지능(AI)을 두뇌로, 로봇을 몸으로 삼아 신약개발의 혁신을 이끌겠다. 페니실린이 의학적 기적을 만들었듯이, AI로봇 기반 신약개발이 다음 시대의 기적이 될 것이다.”
리 링위 엑스탈파이(XtalPi) 전략개발총괄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중국 빅테크의 AX전략과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구글 알파폴드 이후…진짜 혁신은 ‘실험실의 시간’을 줄이는 것” 엑스탈파이는 MIT 출신 양자물리학자 3명이 2015년 설립한 중국 AI 신약개발 기업으로, 양자물리학, AI, 로봇공학을 통합한 플랫폼이 가장 큰 차별화 요소다. 2024년 6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1억267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2025년 11월 기준 주가는 연초 대비 94% 상승했다. 이 회사는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개발 시간을 단축한 AI신약개발 기술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리 총괄은 이날 기조연설 서두에 “페니실린은 의학적 기적이 됐고, 플루토늄은 인류의 에너지를 공급했다. 화학적 구조와 복잡한 구조를 탐색하면서 더 복잡한 R&D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갈릴레오의 망원경, 인간 게놈 프로젝트 같은 거대한 과학 프로젝트는 결국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도구였다. 중요한 것은 논문 한 편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과학자가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가는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리 링위 엑스탈파이 전략개발총괄이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중국 빅테크의 AX전략과 확장’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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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탈파이는 AI로 분자를 설계하고, 양자물리학으로 그 구조를 계산하며, 자동화 연구 로봇이 실제 실험을 수행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폐루프(closed-loop)’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끊임 없는 임상 시험 수작업을 로봇으로 하게 시스템을 짠 것이다.
리 총괄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AI = 두뇌, 로봇 = 몸’이다. 그는 “AI는 머리, 로봇은 몸이다. 머리만 있고 몸이 없으면 실제 세계에서 검증할 수 없고, 몸만 있고 머리가 없으면 그저 반복 노동일 뿐“이라며 ”우리는 AI가 설계한 분자를 로봇이 합성·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데이터의 편향’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논문에 실리는 건 대부분 ‘성공한 실험’인데 실패한 데이터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 실패 데이터들이 국가·기업·연구실 단위로 흩어져 있고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그러니 AI가 보는 세계는 실제보다 훨씬 ‘성공 쪽으로 기울어진 세계’가 된다“고 말했다.
엑스탈파이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로봇 기반 고처리량 실험으로 화학 반응을 시스템적으로 다시 수집하고 있다. 리 총괄은 “일반적인 화학 반응 영역의 상당 부분을 로봇 실험으로 재구축했고, 그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해 ‘분자를 넣으면 어떤 조건과 환경이 필요한지’ 되돌려주는 디지털 화학자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자물리학·CSP·거대 모델…“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엑스탈파이의 기술 골격은 양자역학, 결정구조예측(CSP), 대규모 AI 모델로 구성돼 있다. 양자물리학을 통해 분자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계산하고, CSP 기술로 고체 상태에서의 결정형을 예측하는 것이다. 그 위에 거대 모델을 올려 수많은 화합물을 동시에 탐색한다. AI가 후보를 고르면 로봇이 실제 합성과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리 총괄은 “신약과 신소재는 원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세계’”라며 “AI와 로봇을 결합한 디지털·물리 통합 기술은 이 비가시적 영역에 아주 구체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인류는 이 기술을 통해 별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와 소재가 혁신되면, 우리가 상상해온 우주 산업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리 링위 엑스탈파이 전략개발총괄이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중국 빅테크의 AX전략과 확장’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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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총괄은 엑스탈파이가 신약을 넘어 에너지와 신소재, 나아가 농업과 화장품 등으로 응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 분야에서는 모든 약초를 시험해 실제로 효과를 내는 분자, 작용 기전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라며 “여기에 유전 통계, 유전체 데이터까지 결합하면 질병 예방과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한국과의 데이터 협력을 강조했다. 리 총괄은 “유전체 관점에서 한국과 중국은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다. 기본 베이스 데이터만 100만명 이상이 필요하고 그 이상도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들과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어, 아시아 인구에 특화된 헬스케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