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유전자 교정 기술을 선도하는 툴젠(199800)은 유럽특허청(EPO)으로부터 크리스퍼 RNP 기술과 관련한 특허(출원번호 EP 4 397 760)에 대해 등록 승인(Intention to Grant) 통지를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유럽 크리스퍼 RNP 특허(등록번호 EP4357457B1)등록에 이은 쾌거로, 유럽 내 특허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등록 승인(Intention to Grant)은 특허청의 실체심사가 모두 종료됨으로써 해당 출원의 특허 등록의사가 공식 확정되었음을 의미한다. 툴젠은 향후 행정 절차등을 진행한 이후 특허권을 최종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특허는 화농성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 유래 Cas9 단백질과 단일 가이드 RNA(sgRNA)를 포함하는 조성물을 포유류 세포 내로 도입해 유전자 교정을 수행하는 크리스퍼 RNP(Ribonucleoprotein) 기술 전반을 다룬다. 카스9 단백질과 sgRNA를 포함하는 조성물을 세포에 전달하는 크리스퍼 RNP방법 전체를 포괄한다.
툴젠은 이로써 크리스퍼-카스9 시스템을 세포 내로 전달하는 방식 중 재조합 플라스미드 DNA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전달이 아닌 단백질·RNA 형태의 직접 도입 방식에 대해 유럽 시장에서 강력한 독점적 권리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번 특허는 최근 툴젠과 기술·특허 분쟁을 진행 중인 버텍스(Vertex)가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정보제공(Third Party Observations, TPO)을 통한 무력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여 승인된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버텍스 측은 툴젠 발명이 진보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나, 유럽특허청 심사관은 “기존에 제시된 선행기술은 주로 재조합 플라스미드 DNA 전달 방식에 국한돼 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기술을 포유류(mammalian) 세포에 적용하고, 카스9을 단백질·RNA 복합체 형태로 직접 도입하는 것은 진보성을 담보한 어려운 발명”이라고 명시하며, 툴젠 특허의 진보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툴젠은 유럽 내 크리스퍼 RNP 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분쟁 및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기술적·법적 근거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종상 툴젠 대표이사는 “글로벌 기업의 반복적인 등록 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유럽특허청이 당사 기술의 차별성과 진보성을 명확히 인정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크리스퍼-카스9 시스템의 조성물 기반 직접 전달 방식을 포괄하는 이번 특허를 바탕으로 글로벌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