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사장이 자사의 인력 구조조정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안 사장은 24일 내부 통신망을 통해 임직원에게 “권고사직 추진 등 개인 동의 없는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밝혔다.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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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3일 영업조직에서 일하는 60여명의 직원에게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대부분 올해 입사한 인원으로 현실화될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영업조직은 사실상 와해된다.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마케팅본부의 조직 개편은 진행될 것을 예고했다. 기존 마케팅본부에서는 기획과 마케팅, 영업 등의 인력이 함께 일하고 있다.
안 사장은 “현재 국내 마케팅본부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상당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자체 독감 백신의 생산을 중단했고, 위탁 판매 중인 GSK의 제품 또한 판매가 중지돼 정상적인 마케팅활동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마케팅본부의 효율화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야만 한다”며 “회사와 함께 가고자 하는 구성원에게는 직무 전환배치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기회를 주고, 어려움을 같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구조조정 예고로 동요했던 직원들이 안심할 것도 재차 당부했다.
안 사장은 “그동안 마케팅본부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바를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안 사장의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직접적인 메시지에도 직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한 직원은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자리를 없애고, 눈치를 주면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앞서 나갔던 인원들도 공식적으로는 강제적이지 않았다고 회사는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면 퇴사를 종용당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회사는 전환배치 등의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9810억원과 452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34.8%, 1100.3%나 증가한 수치다. 내년에는 이보다도 많은 매출액 1조 7670억원과 영업이익 6129억원이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자체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