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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약가 개편안 전면 재검토 촉구...3.6조원 손실·1.5만명 실직 초래"

  • 정부, 제네릭 약가 40%로 인하 추진...연간 3.6조원 손실 유발
  • R&D·설비 선순환 재투자 위축…1만4800명 실직 위험도
  • 등록 2025-12-22 오후 4:41:02
  • 수정 2025-12-22 오후 4:41:02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지난 1999년 실거래가 제도 도입 이후 10여 차례 약가인하가 단행됐지만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 산업 영향 등에 대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기존 약가 정책과 지난 11월 28일 발표된 개편안이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을 산업계와 함께 면밀히 분석해 그 결과에 기반한 합리적 개선안이 마련돼야 한다. 내년 2월 말까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개편안 시행의 유예를 통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개선안을 도출할 것을 요구한다.”(약가개편안 비대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22일 서울시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긴급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공동 대응을 위한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약가개편안 비대위) 출범을 결정했다. (사진=임정요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약가 제도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22일 서울시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 대강당에서 긴급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공동 대응을 위한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약가개편안 비대위) 출범을 결정했다.

약가개편안 비대위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 5개 단체로 구성됐다.

이날 회의에는 공동위원장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 △부위원장인 류형선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회장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006620) 회장 △기획정책위원장인 김영주 종근당(185750) 대표 △국민소통위원장인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이 자리했다. 그 외 △김우태 구주제약 회장 △윤성태 휴온스(243070)그룹 회장 △ 윤재춘 대웅 부회장 등이 약가개편안 비대위 위원으로 배석했다.

약가개편안 비대위는 개편안으로 인해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약가가 오리지널 약가의 40%로 귀결될 경우 이를 지난해 국산 전문의약품 약품비 전체에 적용하면 연간 최대 3조6000억원에 이르는 산업계 피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약가개편안 비대위 관계자는 “국산 제네릭 의약품은 만성질환이 보편화된 초고령 사회에서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안전망”이라며 “일본 사례에서 보듯이 지속적인 약가인하는 의약품 품절과 공급망 약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6년간 147건의 의약품 공급중단 사례가 실제로 발생했고 응급상황에 쓰이는 항생제, 분만유도제, 신생아 치료제 등 필수의약품도 품절이 반복되고 있다”며 “제네릭 의약품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국민 생명과 보건안보를 지키기 위한 필수조건임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100대 제약사들은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 3% 수준에 불과한 상태로 이미 수익성의 한계에 도달했다. 추가적인 약가인하는 제약산업의 기반을 해치며 장기간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약가개편안 비대위는 주장했다.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은 “약가인하는 제약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며 “현재 제약사의 모든 원천이 제네릭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개발(R&D)건과 설비투자건, 현금원천이 막힌다면 이슈가 생긴다”며 “300개 회사 중 50개만 살리고 나머지가 없어진다면 산업이 무너진다. 남은 회사들이 모든 약을 생산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수출에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산업이든 임계점이 있다”며 “혼자 한 회사가 잘해서 신약을 만들고 업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제약과 정부, 학계, 금융 등 모든 것이 맞물렸을 때가 지금이라고 본다.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상장 제약사 169곳은 매출의 12~13%를 R&D와 설비투자에 선순환 시켜왔지만 투자가 줄면 성과는 유지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는 “신약 R&D에 투자하는 주축은 제약회사와 벤처회사”라며 “벤처회사는 기술 이전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제약회사는 제품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연구개발 전주기(임상 1상~3상)를 진행해 유한양행에서 렉라자 폐암신약 제품허가를 받은 것처럼 제약강국을 만드는 것이 제약사의 R&D 재투자”라며 “정부에서 말하는 제약 5대강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위해서라도 약가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은 “제네릭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 크다”며 “제약사들은 제네릭을 통해 벌어들인 일정 부분의 영업이익을 바이오벤처에 전략적 투자(SI)해 신약개발 생태계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통해서 원가를 절감시키고 국민건강을 보호해왔다”며 “그 상황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 아닌가한다. 정부가 이해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약가인하에 따른 제네릭 매출 감소는 고용유발계수를 적용할 시 1만4800명의 실직을 뜻한다. 현재 제약산업의 생산시설 653개와 연구시설 200여개가 전국에 분포돼 있어 일자리 감축의 영향은 특히 지방에 집중될 수 있다. 단기적인 약가 비용절감 효과를 노리다가 대규모 고용축소와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연쇄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은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내용”이라며 “국내 제약과 바이오 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종래엔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단순한 재정절감의 수단이 아닌 산업 경쟁력을 지속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약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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