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두 건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앞둔 코오롱티슈진에 재무건전성 문제가 추가됐다. 인보사 글로벌 임상 재개로 연구개발비가 급증하면서 세전 손실 규모가 커져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더해지면서다. 한국거래소 역시 인보사 임상 3상 추이를 지켜본 뒤 상장폐지 여부를 재심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코오롱티슈진(950160)으로서는 인보사 임상 3상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 됐다.
인보사 임상재개로 R&D비용 2배↑…관리종목 지정사유 추가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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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추가됐다고 공시했다. 지정사유는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 발생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최근 3개년 간 두 번 세전 손실 규모가 자본금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한 차례 더 세전 손실 규모가 50%를 넘으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진행 중에 법차손 비중이 또 다시 5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돼 실질심사는 종료되고 상장폐지 처분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TG-C)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해도 좋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12월27일부터 환자 투여를 개시했다. 하지만 임상시험을 재개하면서 회사의 법차손 비중도 증가했다. 2020년 1333만달러(약 161억원)였던 경상연구개발비는 지난해 2612만달러(약 316억원)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투약 재개 직전인 지난해 12월1일 코오롱티슈진은 연구개발비에 쓰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약 355억원을 조달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회사측은 인보사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자산화된 연구개발비 누계액은 약 1005만달러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자사 영업손실액 대부분이 연구개발비로 소진되는데 지난해 12월 환자 투약을 시작한 이후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고 있다”며 “올해는 법차손 비율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美 임상3상 추이에 따라 상폐여부 재심의”코오롱티슈진은 두 건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더불어 재무건전성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해결할 키는 결국 당초 사태를 초래한 인보사의 성공에 달려있다.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인보사는 품목허가 신청서류에 기재된 것과 다른 성분으로 구성된 것이 드러나 2019년 5월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받았다. 진행 중이던 미국 임상 3상도 잠정 중단됐다. 이후 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난 2020년 11월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하지만 회사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추가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아 지난 2월 3심격인 상장폐지 심의가 이뤄졌다.
당시 시장위원회는 인보사 성분 변경 논란을 두고 코오롱티슈진의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속개(판단보류)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속개를 결정한 주요 사유는 코오롱티슈진이 진행 중인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의 진행과정을 지켜보기 위함”이라며 “향후 임상 진행 추이와 성과를 토대로 재심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2023년까지 인보사 임상환자 투약을 모두 완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임상 3상 도중 특이사항이 없다면 상장폐지 결정 시점은 내년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진행되는 전직 임원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상장적격성 심사에 대해서는 개선기간인 8월31일 이후 이르면 9월 말께 실질심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코오롱티슈진 투자금에 발이 묶인 소액주주들의 고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수는 6만1638명이다. 이들은 코오롱티슈진 지분 35%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거래정지 가격을 기준으로 363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