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보령(003850)이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약 3800억 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 5월 사노피로부터 탁소텔 글로벌 사업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처음 성사된 대형 계약이다. 탁소텔 사업권 국가 가운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에서 장기 매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 청셴펑 이판제약 창업자 겸 회장(왼쪽 다섯 번째) 보령 김정균 대표(왼쪽 여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21일 중국 상하이 이판제약 국제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보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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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넘어 ‘직접 운영’…핵심 시장 수요 선점 보령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상장사 이판제약(Yifan Pharmaceutical)과 중국 내 탁소텔 공급을 위한 7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2억 7714만 4985달러(약 3837억 원)로, 보령이 지금까지 맺은 공급계약 중 최대 규모다. 계약에는 연도별 최소구매의무 조항과 함께 실제 구매량이 약정수량에 못 미칠 경우 적용되는 보상 장치가 담겼다. 매출은 제품 공급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인식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보령이 탁소텔을 단순히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사업을 직접 운영하며 거둔 첫 가시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령은 인수 이후 제품 판매는 물론 국가별 파트너십, 품질관리, 공급망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직접 챙겨왔다.
회사 측은 핵심 시장의 중장기 수요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글로벌 사업의 매출 가시성과 공급 안정성이 동시에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계약 상대방인 이판제약은 항암제 등 의약품의 생산과 영업·마케팅 역량을 두루 갖춘 중국 제약사다. 중국 내에서 오리지널 항암제의 허가·유통·판매를 맡아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계약은 탁소텔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핵심 시장의 장기 수요와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중국에서 7년간 장기 수요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필수의약품 사업이 실제 계약과 매출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예산캠퍼스로 생산 이전…젬자·알림타 성공 공식 재현 보령은 당분간 기존 생산체계로 탁소텔 공급을 이어가되, 국가별 기술이전과 인허가 절차를 밟아 생산을 충남 예산캠퍼스로 순차 전환할 계획이다. 고활성 물질 봉쇄설비와 무균 공정을 갖춘 예산캠퍼스의 세포독성항암제 생산 역량을 활용해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는 보령이 이미 검증한 방식이기도 하다. 보령은 앞서 릴리로부터 ‘젬자’와 ‘알림타’ 등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의 국내 사업을 인수한 뒤 자체 생산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후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세포독성항암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도 뛰어들며 생산 역량을 키워왔다.
보령은 이번 계약을 발판 삼아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생산 내재화→글로벌 공급’으로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한층 확대할 방침이다. 탁소텔의 국가별 사업 안정화와 생산 이전을 추진하는 동시에 추가 글로벌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 자사 제품 수출, CDMO 사업 확대도 병행한다. 회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3000억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편 보령은 2023년 4월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공동 우주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양사가 51대 49 비율로 출자하는 JV는 한국에 설립되며,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할 ‘액시엄 스테이션(Axiom Station)’을 기반으로 액시엄 스페이스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을 국내에서 공동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