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에이치엘비와 관련 계열사들이 7호선 학동역 앞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웨딩홀 건물을 매입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임대료 절감 및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부동산 투자를 진행했다. 내달 말께 예정된 미국 FDA의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 발표에 앞서 전격적인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엘비와 계열사들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컨벤션헤리츠에 올 3분기중 입주한다. 웨딩홀 목적으로 쓰이던 이 건물은 이달까지만 예식을 진행하고 오피스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거쳐 올 9월 에이치엘비 계열사들이 입주한다는 타임라인이다.
거래 주체가 된 것은 부동산거래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이치밸류에셋(H-value Asset)이다. 작년 2월 설립한 부동산임대 및 매매업 회사로,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에이치엘비제약,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 에이치엘비글로벌 5개 회사가 공동출자해 설립했다. 각각 출자금은 10억원 미만으로 파악된다.
에이치밸류에셋 대표는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의 처남인 이현수 에이치엘비네트웍스 대표가 맡았다. 남상우 에이치엘비그룹 수석부회장, 김종원 에이치엘비그룹 사업부문 부회장이 사내이사다.
![](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5/02/PS25021101108.jpg) | 컨벤션헤리츠(사진=네이버지도 거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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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헤리츠는 대지면적 1633㎡(494평), 연면적 95만1796㎡(2879평)의 건물로, 지하 4층~지상 7층, 옥탑 1층으로 구성돼 있다. 근린생활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웨딩홀), 업무시설 등 용도로 등록되어 있으며 학동역 도보 1~2분 거리의 초역세권에 위치했다.
에이치밸류에셋은 컨벤션헤리츠를 1000억원 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들인 현금은 크지 않다. 컨벤션헤리츠 건물을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840억원을 대출받아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에이치엘비로부터 12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에이치엘비밸류에셋이 컨벤션헤리츠를 사들인 것은 작년 2월로, 이는 작년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한 5월 이전이다. 당시 회사는 종합 바이오사로 거듭나겠다며 조직 전열을 재정비하던 참이었다.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를 자신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이치엘비는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 ‘리보세라닙’(Rivoceranib)을 중국 항서제약의 항체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의 병용요법으로 절제불가능, 재발성 간세포암 대상 치료제로 미국 FDA 허가를 추진 중이다. 작년 5월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아 지연이 발생했으며 작년 9월 신약허가를 재신청해 오는 3월 20일 FDA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11일 에이치엘비 시가총액 9조8672억원에는 리보세라닙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리보세라닙의 국내 전용실시권을 가지고 있는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또한 1조2237억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다.
리보세라닙 허가에 대한 기대감은 에이치엘비 자금조달에도 기여했다. 에이치엘비는 작년 두차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3월에 38회차, 6월에 39회차 CB 발행을 결정해 각각 600억원, 330억원을 조달했다. 연예인 소지섭 씨도 10억원 규모로 에이치엘비 CB를 인수해 주목받았다. 작년 3분기말 기준 에이치엘비의 미사용자금은 657억원이며 기타금융상품 및 예·적금으로 운용중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임대 비용 절감 및 회사간 시너지를 위해 작년 부동산 매입을 결정했다. 부동산 미래가치, 임직원 출퇴근 편의를 고려해 컨벤션헤리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