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미국발 관세와 약가인하 조치에 따른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펜트라 미국 매출 부진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보험사 등재까지 장기간 소요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15일 오전 셀트리온(068270)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약가 인하 정책, 관세 변화에 따른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상황, 올해 주요 사업 전망 등에 대해 설명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발 약가인하 및 관세 정책에 따른 사업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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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바이오시밀러에 오히려 기회 이날 서 회장은 미국발 약가인하 및 관세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 약가인하 행정명령의 주된 요지는 미국 내 의약품 값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비싸다는 것이다. 약가를 다른 국가보다 비싸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복잡한 중간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정책으로,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도매구매가격(WAC) 대비 90% 인하된 약가로 시작해 더 내려갈 수 없는 구조라는 게 서 회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셀트리온의 핵심 매출군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약가인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약인 짐펜트라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약가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셀트리온 제품은 짐펜트라 하나다. 다른 오리지널 제품만큼의 약가 인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군 내에서 현재 짐펜트라 점유율 낮기 때문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관세 대응 준비 완료, 美 생산시설 건설 연말 최종 결정 관세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구체적인 관세 정책이 발표가 될 것이지만, 셀트리온은 이미 대비가 다 돼 있다.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램시마, 허쥬마, 트록시마는 화이자, 테바를 통해 팔고 있어서 관세 대상이 아니다”라며 “판매 제품들의 재고도 최소 15개월에서 최대 21개월치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서 어떤식의 관세 정책이 발표가 되더라도 2026년 말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한국에서 원료의약품만 생산하고, 최종 바이알 작업인 병입 등의 완제의약품 생산은 전부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을 통해 미국에서 300만 바이알 규모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고, 필요에 의해 추가로 세 곳 정도와 계약을 하면 600만 바이알의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
서 회장은 “원료의약품도 우리가 전체 생산량의 15% 정도를 CMO를 통해서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언제든지 미국 사이트로 옮길 수 있는 준비가 된 파트너랑 장기 계약을 하고 있다”며 “2026년 이후 혹시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계약돼 있는 CMO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생산시설 투자에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10만 리터 규모 생산시설을 한국에서 짓는다고 가정하면 1조3000억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 미국에서 같은 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할 경우 2조원이 소요된다”며 “직원들이 임 미국 8개주 48개 사이트에 대한 스터디를 했다. 경제성 부분도 따져보고 있다. 미국 관세 정책이 구체화되면 그런 부분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할 생각이다. 올해 연말까지 이 부분에 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펜트라 부진은 보험사 등재 때문, 2030년까지 23개 제품 출시 셀트리온 측이 올해 짐펜트라 매출을 70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1분기 매출은 360억원에 그쳤다.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는데, 회사는 공식적으로 짐펜트라 매출을 3500억원으로 수정 발표했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 매출 부진의 원인에 대해 “짐펜트라 매출이 고전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을 가지고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처럼 PBM에 등재하면 곧바로 보험회사에 등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런데 오리지널 약은 보험사 등재되는 기간이 8~9개월이 소요된다. 우리가 PBM 계약한게 8개월 전인데, 아직 보험사 등재가 안됐다. 행정처리에 장기간 소요된다는걸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만간 보험사 등재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 유통 구조가 다른 국가와 좀 달라서 나도 미국 가서 실제 사업을 해보니까 그런 애로 사항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계획도 내놨다. 현재 11개인 제품군을 2030년 23개, 2038년 40개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서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임상 간소화 절차가 논의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우호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임상 1상만으로 품목허가를 해주는 절차가 논의 중이다. 임상 1상만으로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것은 1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자체 개발, 자체 생산, 직접 판매를 하고 있는 셀트리온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