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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증시에서 사라지는 우량 K의료기기 기업들
  • 등록 2025-07-23 오후 4:01:01
  • 수정 2025-07-23 오후 4:01:01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모펀드에 인수된 의료기기기업들의 상장 폐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예컨대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피부미용 의료기기기업 비올을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비올 주요 제품들. (이미지=비올)
국내 의료기기기업 잇따라 자진 상장폐지

VIG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통해 90%에 육박하는 비올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 폐지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최소 95%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관련 규제가 없다. 하지만 이전 공개매수자 보유 지분율을 살펴보면 9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한 뒤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했다.

비올은 세계 최초 바이폴라 고주파 비절연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이 적용된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비올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비올은 지난해 영업이익률(반기 기준)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며 상당히 높은 수익성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피부미용의료기기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해진다. 국내 피부미용의료기기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30%인 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다.

자진 상장폐지는 비올 뿐만이 아니다. 앞서 루트로닉과 제이시스메디칼, 오스템임플란트 등도 사모펀드 인수 후 자진 상장폐지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들 기업은 모두 국내 의료기기기업으로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유했다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사모펀드들이 상장 폐지를 진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장 폐지를 통해 상장사로서 겪어야 할 각종 규제와 공시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업의 리모델링도 진행할 수 있다.

즉 기업 인수 후 수년간 기업가치 제고 과정을 거쳐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지켜보는 눈이 많은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더 다루기 편한 셈이다.

중소형 우량종목 지속 이탈 시 국내주식시장 가치 하락

하지만 사모펀드들이 절대 간과해서 안되는 점이 있다. 사모펀드들이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하는 기업들이 국내 주식시장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형 우량종목들이라는 것이다.

중소형 우량 종목들이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게 되면 국내 주식시장의 다양성과 투자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순기능과 가치를 떨어트릴 뿐더러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제한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사모펀드들은 막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경영해야 한다. 감독당국도 제2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악용해 알맹이만 쏙 빼먹고 껍데기만 남기는 사모펀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자진 상장폐지와 관련된 제도도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면밀히 살피고 보다 엄격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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