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자회사인 에피스를 제외한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 257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바이오시밀러 실적을 제외하고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 실적이 지속성장 중인 점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은 3조 2713억원으로, 전년도 별도기준 연간 매출인 3조 4971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6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올랐다.
 | |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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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장세는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한 대규모 수주를 기반으로 1공장부터 4공장까지 ‘풀가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장 최근 지은 5공장은 신규 수주에 따른 기술이전과 함께 안정적인 램프업(Ramp-up)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뚜렷한 수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공시기준 누적 수주 금액은 5조 2435억원으로, 10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인 5조 4035억원에 육박했다.
먼저 1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대 위탁생산(CMO) 계약을 시작으로 최근 9월에는 미국 제약사와 약 1조 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 계약을 성사시켜 눈길을 끌었다. 위탁개발(CDO) 부문은 3분기에만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 포함 8건의 신규 계약을 확보했다. 그 결과 창립 이후 누적 수주는 CMO 105건, CDO 154건으로 늘어났고, 누적 수주 총액은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특히 일본 제약·바이오 상위 10대 기업 중 4곳과 계약을 체결하고, 1곳과는 최종 협의 단계에 있는 등 글로벌 상위 40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기준 및 별도기준에서 연매출 성장 전망치(가이던스) +25~30%를 유지했다. 최근 국제 통상 환경 변화, 약가 인하 및 지정학적 갈등 심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장,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거점 확대 등 ‘3대축 확장’ 전략을 기반으로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 달성을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이라는 ‘초격차’를 통해 글로벌 수주 성과를 거둬오고 있다. 지난 4월 18만ℓ 규모의 5공장 완공으로 총 78만4000ℓ의 생산능력을 갖추었다. 이어 5공장을 시작으로 제2바이오캠퍼스에 3개 공장(6~8공장)을 추가 구축해 생산능력 세계 1위 자리를 지켜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 영역인 오가노이드 사업 진출에 더해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항체·뉴클레오타이드접합체(AOC) 관련 역량을 확보했다. ADC의 경우엔 올해 전용생산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시장 진출을 위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위탁개발(CDO) 사업 진입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저지와 보스턴에 이어 올해 초 일본 도쿄에 영업 사무소를 마련하며 아시아 시장 내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주를 맡기는 고객사들과의 이해상충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관기관 심사, 주주총회 승인을 완료했고, 오는 11월 회사 분할과 변경상장 및 재상장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 6602억원을 기록해, 이 또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로 3분기 매출 4410억원 및 영업이익 1290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