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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성 평가탈락 후 ‘환골탈태’, 보로노이 상장 재추진
  • 보로노이, 코스닥 상장 재추진 전망
  • 지난해 7200억 기술수출 후 업계 재평가 시각
  • 기술력 알려지며 국내 제약사도 공동연구 러브콜
  • “기업가치 향상, 상장 시에도 긍정적 영향”
  • 등록 2021-03-04 오후 5:11:18
  • 수정 2021-03-04 오후 5:49:24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보로노이가 코스닥 상장 실패 후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성공 가능성에 촉각이 모이고 있다.

4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코스닥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IPO 추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로노이는 2년 전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2019년에만 2차례 시도했는데, 번번이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보로노이는 인산화효소(단백질 일종) 저해제(Kinase Inhibitor) 정밀의학 표적치료제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2018년 미국 하버드대 산하 다나파버 암센터로부터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을 이전받았다. 2019년 미국암학회에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에 대한 호평도 받았다. 특히 알려진 인간 키나아제는 약 500여개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는 10% 정도만 표적하고 있어 시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대표 치료제로는 노바티스 글리벡이 있으며,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106조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기술성 평가 탈락은 사업성에 대한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로노이의 경우 기술력에 대한 부분은 상당한 자신감이 있었다”며 “기술성 평가가 기술력만 보는 것 아닌 기술수출, 임상 현황 등 사업적인 측면도 평가대상이다. 보로노이는 기술이전 이력이 없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실제 보로노이는 설립 초기부터 기술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수 투자유치를 끌어낸 바 있다. 2015년 설립 초기부터 DS자산운용, DS앤파트너스 등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에도 나이스F&I와 DS자산운용 등 다수 기관투자자가 약 580억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특히 DS자산운용은 보로노이 초창기 시절부터 투자를 이끌었다. 그 배경에는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보로노이는 탄탄한 기술력과 새로운 모델(신약개발+AI)로 투자업계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며 “다시 한번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로노이 관계자도 “장덕수 회장과의 친분으로 이뤄진 투자가 아니다”라며 “특별한 인연이나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초기부터 보로노이가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 기술과 연구인력 등 사업모델에 대해 검증하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보로노이 키나아제 저해제 기전.(자료=보로노이)
◇기술력 진화·AI 플랫폼 완성 후 기술수출 ‘잭팟’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퇴행성 뇌 질환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보로노이는 신약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완성했다. 회사는 500여개 인산화효소 중 특정 질병신호전달과 관련된 단백질에만 선택적으로 정밀하게 달라붙는 저분자 화합물을 신속하게 생성시키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경쟁사 신약후보 물질은 질병과 관련이 없는 다른 단백질에도 달라붙어, 다양한 신체 내 독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AI 플랫폼 기술 ‘보로노믹스’를 완성했다. 보로노이는 국내외 제약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4000개 이상 인산화효소 데이터와 1억500만개의 3차원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최적의 물질 분자구조를 도출할 수 있다. 특히 실험실에서 세포실험과 전임상 후 그 결과를 다시 AI가 분석, 신속한 피드백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AI 플랫폼을 완성하면서 타 제약사들이 평균 4~5년 걸리는 치료 대상 질환 결정부터 최종 신약후보 물질 선정까지 과정을 1년 6개월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바로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항암 치료물질을 미국 제약사 오릭에 기술이전 했다. 계약금 1300만 달러를 포함 총 계약규모가 6억2100만 달러(약 72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술수출에 성공한 7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비상장사는 보로노이가 유일하다.

◇“재상장 시 기술수출 긍정적 작용할 것”

기술력이 입증되자 보로노이를 찾는 제약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노엔(inno.N)은 지난 2월 보로노이로부터 항암신약물질을 도입했고,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2월 보로노이 단백질 분해 기술 ‘프로탁’을 활용한 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기술수출과 국내 대형 제약사와의 공동임상개발 등이 보로노이 코스닥 상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9년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기술성 평가 당시 문제가 됐던 기술수출 및 임상연구에 대한 입증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만큼 상장 재도전에 나설 명분이 만들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VC업계 관계자는 “보로노이 기술수출 성과는 상장 전 기술성 평가와 기업가치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신약개발 기업 수익 모델 자체가 기술이전이라는 점에서 사업모델에 대한 정확성과 개념 검증이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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