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에이프릴바이오(397030)의 파트너사인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H. Lundbeck A/S)이 ‘APB-A1’의 연내 임상 2상(Phase II Proof-of-Concept) 진입을 결정했다. 룬드벡이 APB-A1의 약효 검증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APB-A1은 회사의 전략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에이프릴바이오로서는 SAFA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 계약 성과가 실제 기업가치로 이어지는 전환 국면을 맞았다.
 | | 룬드벡의 올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계획 (자료=룬드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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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드벡, TED 임상 1b상 최종 결과 전 연내 임상 2상 개시 확정 룬드벡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Lu AG22515(APB-A1)의 임상 1b상 데이터가 중등~중증 갑상선안병증(TED) 적응증에서 임상 2상으로의 진입을 지지한다”며 “연내 Lu AG22515의 임상 2상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TED를 대상으로 한 오픈라벨 임상 1b상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능 신호와 기전적 근거가 확보됐다는 판단에서 후속 개발 단계 진입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APB-A1 임상 1b상은 오픈라벨 임상으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도 스폰서(임상진행자)의 판단에 따라 임상 2상을 진행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룬드벡에 따르면 APB-A1은 임상 1b상 첫 중간 분석에서 안구 돌출(proptosis)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기준으로 여겨지는 2㎜ 이상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TSHR 자가항체 감소가 확인되면서 CD40–CD40L 차단이라는 작용 기전(Proof of Mechanism)이 임상적으로 입증됐다고 회사 측은 평가했다.
룬드벡은 “TED 프로그램에서 고무적인 초기 데이터(encouraging early data)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TED는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과 연관돼 발생하는 희귀 안질환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현재 승인된 IGF-1R 계열 치료제인 ‘테페자’의 경우 일부 환자에서 재발이 나타나거나 청력 손상 등 부작용 우려가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재발과 안전성 이슈로 인해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적응증으로 꼽힌다.
SAFA 플랫폼 기반 ‘APB-A1’ 적응증 확장 본격화?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2상 진입 결정이 APB-A1 개별 물질을 넘어 SAFA 플랫폼 자체의 임상적 유효성을 가늠하는 단계로 해석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AFA는 항체에 혈중 알부민 결합 특성을 부여해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로 APB-A1의 임상 성과는 향후 동일 플랫폼을 적용한 후속 파이프라인 전반의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룬드벡은 APB-A1을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기전적 근거(differentiated MoA)를 가진 치료 옵션”이라며 단일 적응증에 국한되지 않는 플랫폼형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룬드벡은 APB-A1을 ‘파이프라인 인 어 프로덕트’(pipeline in a product)‘로 설정하며 TED를 시작으로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프리드리히 운동실조증(Friedreich’s Ataxia) 등 다양한 신경면역질환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PB-A1이 룬드벡의 신경계·신경면역질환 분야 파이프라인 전략 내 지위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A1의 적응증이 확장되면 추가 마일스톤이 발생하게 된다. APB-A1은 2021년 룬드벡에 4억4800만달러(약 5400억원)에 기술이전됐다. 당시 계약 구조를 살펴보면 APB-A1이 각 임상단계에 성공하거나 적응증을 추가할 경우 별도의 마일스톤이 발생하게 된다.
단 연내 APB-A1 TED 임상 2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 여부는 불명확하다. 앞서 룬드벡은 2024년 9월 APB-A1 임상 1b상을 시작하면서 같은해 11월 에이프릴바이오에 500만달러(약 68억원)의 마일스톤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당초 TED에서 임상 1b상을 계획하지 않았는데 개발 과정에서 1b상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그 시점에 관련 마일스톤을 이미 수령했다”며 “이 때문에 임상 2상 진입이 별도의 마일스톤으로 이어질지는 계약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 | 룬드벡은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 내분비학회(ENDO 2026)에서 APB-A1의 임상 1b상 최종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자료=룬드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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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공개될 APB-A1 임상 1b상 최종 데이터 룬드벡은 APB-A1의 임상 1b상 최종 결과를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 내분비학회(ENDO 2026)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발표에서 안구 돌출 개선 효과의 지속성, 안전성 등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데이터는 APB-A1의 임상적 경쟁력과 임상 2상 설계의 타당성을 가늠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이수 IBK증권 연구원은 “TED 임상 데이터 발표는 APB-A1의 기전 유효성을 검증하는 동시에, 향후 다발성 경화증을 포함한 광범위한 자가면역질환으로의 적응증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에이프릴바이오는 2026년을 기점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효능 데이터가 도출되는 구간에 진입한다”며 “기술이전 성과가 기업가치로 전환되는 분기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