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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돋보기] 아이큐어,신약 임상 3상은 성공한 임상일까
  • 비열등성 임상시험 p값 기준 달라
  • "0.05보다 p값이 높게 나와야 한다"
  • 패치제, 알츠하이머 효과 입증 성공
  • 등록 2021-02-23 오후 8:26:01
  • 수정 2021-02-23 오후 8:34:22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최근 아이큐어(175250)는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개량신약에 대한 다국적 임상 3상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이큐어의 공시를 살펴보면 p=0.9라는 숫자에 투자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임상 통계에서 P값은 0.05 이하로 나와야만 임상 성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이큐어 측은 “비열등성 임상 시험은 반대로 p값이 0.05 이상 나오면 성공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아이큐어 공시 원문. [자료=금감원 다트]
P값은 “연구된 가설이 사실일 확률”을 나타내며, 임상에서 0.05가 기준이 된다. 0.05 이하로 나올 경우 귀무가설(ex. 의약품과 위약이 효과 차이자 없음)이 기각되고, 대립가설(ex, 의약품이 위약보다 효과적임)이 성립된다. 위약군과 신약의 임상 시험에서 p값이 0.05 이하면 대립가설이 남으므로 위약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아이큐어는 셀트리온(068270)과 ‘도네페질’ 성분 기반의 알츠하이머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도네페질의 오리지널 제품은 다국적제약사인 에자이의 ‘아리셉트’다. 국내에서만 지난해 전체 의약품 원외처방액 6위, 75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세계 알츠하이머 의약품 처방 1위다.

아이큐어의 ‘도네페질’ 성분 기반의 개량신약은 기존 경구제 형태에서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제제를 변경한 것이다.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힘들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를 겪는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멀미약처럼 패치제를 피부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내는 방식이다.

도네페질 패치제는 기존 시판 중인 경구용 아리셉트와 효능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므로 ‘비열등성’ 시험을 시행했다. 비열등성 시험은 신약 A가 기존 약 B에 비해 효과가 열등하지 않음을 평가한다.

지난 16일 공시된 아이큐어의 도네페질 패치제 다국적 임상 3상 결과를 살펴보면 개별 프로토콜세트(Per-Protocol set, PPS)와 전체 분석세트(Full Analysis set, FAS) 두 개로 나눠져 있다.

FAS는 거의 모든 임상시험에서 이용하는 주분석군이며, 제외사유가 정당한 최소한의 환자들을 제외하고 통계를 내는 분석군이다. 제외 사유는 주요한 선정기준을 위반한 경우, 등록 후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단 한번도 투여받지 못한 경우, 무작위 배정 이후의 자료가 전무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PPS는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보조분석군으로 사용한다. FAS의 하위군으로서 엄격하게 임상시험계획서를 준수한 환자를 한 번 더 추려낸 환자군이다. PPS에 포함되려면 미리 정한 최소 기간의 치료를 완료한 경우, 등록기준 및 중대한 임상시험계획서 위반을 하지 않은 경우, 일차 유효성 평가변수의 측정이 이루어진 경우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이큐어의 PPS와 FAS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통계는 “신뢰구간 상한치가 비열등성 기준(2.02)보다 작아 비열등함이 확인됐으며, 두 군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음(p=0.9044)”이라는 문구다. 제출된 임상시험계획서에는 비열등성 기준값을 기술해야 하며, 해당 기준값보다 낮은 통계 숫자가 나와야만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아이큐어 공시를 살펴보면 도네페질 패치제 비열등성 기준은 2.02다. PPS 신뢰구간(-1.00, 1.33)과 FAS 신뢰구간(-0.66, 1.34) 모두 2.02보다 수치가 작아 기존 의약품 아리셉트 대비 도네페질 패치제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해석된다.

FAS의 p=0.4776, PPS는 p=0.9044가 나왔다. 아이큐어 측은 “두 비교 분석군의 비열등성을 증명하는 통계에서 p값이 0.05보다 높게 나오면 성공”이라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1차평가지표 p값이 0.05 이하로 나오면 성공(Pass)적인 임상이라고 하는 경우는 위약과 신약에서, 신약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경우라는 설명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FAS는 약을 한번 먹은 환자까지 다 포함된 분석군이고, PPS는 임상계획서를 잘 지킨 환자라서 PPS가 약효를 입증한 분석 통계군이라고 보면 된다”며 “모든 통계마다 처음 설정값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이번 도네페질 패치제 임상 통계는 0.05보다 p값이 높게 나와야지 비열등성을 입증, 즉 임상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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