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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사 브릿지바이오, 디지털자산운용사로 거듭…"모회사 美증시 상장 추진"
  • 등록 2025-08-07 오후 3:53:17
  • 수정 2025-08-07 오후 3:56:54
[사진·글=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신약개발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가 디지털자산 운용사 파라택시스코리아로 거듭난다. 새로운 최대주주 파라택시스가 미국 나스닥에 스팩합병 상장 소식을 알린 것과 함께 디지털자산운용사로 첫발을 뗀다. 파라택시스는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상장사 위치를 확보해 자금조달 우위를 가지고 가상자산 확보 및 기업가치 증대에 나선다. 기존 신약개발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던 주주들이 가상자산 사업에도 동일한 공감대를 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파라택시스코리아 임시주총에서 주주가 이정규 전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임시주총 모든 안건 가결…이젠 파라택시스코리아

파라택시스코리아는 7일 열린 제 11기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든 안건을 가결했다. 이날 사명변경을 포함한 정관변경의 건에 대해 전자투표 및 위임으로 242명의 주주(4587만9390주) 중 4587만8077주가 찬성해 찬성율 99.9%, 1313주가 반대해 0.1%의 반대율을 보였다. 현장에 참석한 30명 남짓의 주주들도 거수 결과 만장일치로 모든 안건이 통과했다.

만장일치로 모든 안건이 통과됐지만 경영진과 주주 사이에 적지 않은 언성도 오갔다. 이날 현장에 자리한 주주들은 안건 상정에 앞서 회사의 상법상 의무인 감사보고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언성을 높이던 한 주주가 용역인력에 의해 퇴장조치 될 뻔 했다. 하지만 변호사의 중재로 감사보고의 의무성이 뒤늦게 확인됐다. 퇴장을 지시했던 이정규 전 대표의 사과가 이어졌다. 백승엽 전 감사가 전화연결을 통해 주주들에게 해당 임시주총의 적법성을 안내했다.

이어 상정되는 안건마다 주주들은 회사의 부가적인 설명을 필요로 했다. 신약개발사가 디지털자산운용사가 된다는 거대한 정체성 변화를 거치는데 잡음 없이 지나가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다만 주주들은 회사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대주제에 공감했다. 파라택시스코리아의 창업 초기에 엔젤투자했던 이승주 오름테라퓨틱(475830) 대표도 현장에 참석했지만 별도의 목소리는 내지 않고 관망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 결과 파라택시스코리아는 가상자산 등 디지털자산 투자업을 신규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원활한 가상자산 매입 여력을 갖추기 위해 발행예정주식수를 기존의 1억주에서 10억주로 늘렸다. 발행주식의 20~30%를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할 수 있던 기존 정관내용은 100%미만으로 배정 가능토록 대폭 범위를 늘렸다. 전환사채(CB) 발행 규모도 기존 1500억원에서 1조원까지 키웠다.

새로운 이사진으로 에드워드 진(Edward Chin) 파라택시스캐피탈 대표와 앤드류 김(Andrew Kim) 파라택시스캐피탈 파트너를 사내이사로 맞이했다. 사외이사 및 감사인도 모두 신규선임했다. 사내이사 임기가 2027년 3월까지인 이 전 대표도 이사진에 남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사의 보수한도, 주식매수선택권 지급에 물음표

주주들은 이사의 보수한도를 기존 1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10배 증액하는 건과 감시 및 견제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에게까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내용에 의문을 제기했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지난 3월 말 기준 47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다. 최근 유상증자 및 CB 발행으로 확보한 250억원을 합하면 현재 3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900만원, 영업적자는 49억원, 순손실은 49억원이고 분기 자산총계는 289억원에 이른다.

주주들은 “자산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이사 보수한도”라며 “납입 받은 돈을 고스란히 다시 내주겠다는 말이 아니냐”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연말까지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을 해소하지 않으면 내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돌입하는 관계로 파라택시스코리아가 상장사로 원활히 비트코인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 내 자금을 빼갈 수 없다”며 “감사인이 충실히 감사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매수선택권의 경우 행사가 2700원대에 앤드류 김 사내이사에 410만주, 사외이사에 각 30만주씩 지급한다.

이 전 대표는 “사외이사는 감시·견제의 역할 뿐 아니라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도 한다”며 “이를 감안해 본사는 비상장 단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사외이사에도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왔다”고 설명했다.

앤드류 김 파라택시스코리아 대표, 이정규 전 대표가 임시주총 폐회 후 주주들과 커피숍에서 앞으로의 사업계획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자금조달…공격적 비트코인 매집

이날 현장에 참석한 에드워드 진 파라택시스 창업자는 “파라택시스의 장점은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점일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을 낱낱이 공개하고 운용 상황을 주주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자산투자 사업에 있어 미국이 5년 앞서 있고 일본이 1년 앞서 있는 상황이며 한국도 늦지 않았다”며 “국가별 연금기관이 가상자산 사업 투자에 뛰어드는 내용을 보더라도 이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자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라는 이름은 접게 됐다. 오늘부터는 파라택시스코리아 주식회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기존 바이오사업은 기술이전에 집중하고 신임 경영인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파라택시스홀딩스는 신주 발행가 653원, CB 전환가 789원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 약 37%(3062만 7872주)를 확보했다. 해당 주식과 사채는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의무보유 한다.

파라택시스는 앞으로 1억달러(1400억원) 규모의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2호와 2500만달러(346억원) 규모의 파라택시스 코리아 펀드 3호를 조성해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할 추가자금을 파라택시스코리아에 투입할 예정이다. 펀드에 투자할 출자자(LP)는 국내와 미국에서 폭넓게 모집한다.

에드워드 진 파라택시스캐피탈 대표(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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