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신약 개발기업 디앤디파마텍(347850)은 현재 개최 중인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 2025에서 발표 예정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MET-GGo의 전임상 시험 결과 관련 포스터가 사전 공개됐다고 6일 밝혔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경구용 GLP-1/GIP 수용체 이중작용제 MET-GGo를 포함해 총 6종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약 1조1000억원(8억300만 달러) 규모에 멧세라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 중 디앤디파마텍의 독자적 경구용 펩타이드 기술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의 인체 검증과 최적 경구 제형 확립을 목적으로 한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MET-002o 임상이 지난해 11월 개시됐다. 최근 임상이 추가로 개시된 경구용 GLP-1 단일작용제인 MET-097o과 MET-224o는 이르면 연내 4주 투여 후 체중 감소 등 인체 효능 결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MET-GGo는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로, 앞선 두 경구용 GLP-1 품목에 이어 추가 임상 진입을 앞둔 멧세라와 디앤디파마텍의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멧세라와 함께 MET-GGo의 차별화된 전임상 결과가 주요 내용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먼저 비글견에서 수행된 약동학 시험 결과, MET-GGo의 반감기는 약 101시간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GLP-1 계열 펩타이드 중 가장 긴 인체 반감기(15일 이상)다. 월 1회 제형으로 임상 개발 중인 멧세라의 MET-097i 전임상 결과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MET-GGo 역시 인체에서 2주 이상 지속 가능한 긴 반감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우수한 반감기 특성은 반감기가 1일 내외에 불과한 저분자 화합물을 비롯해 세마글루타이드(약 7일), 터제파타이드(약 5일), 레타트루타이드(약 6일) 등 기존 펩타이드 기반 GLP-1 계열 약물과 비교해도 뛰어나다. 특히 긴 반감기를 통해 혈중 약물 농도를 장시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효능 유지에 필요한 투여량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오심,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완화할 수 있어 해당 기전 의약품 개발에 매우 유리한 약물 특성으로 평가된다.
이번 내용에는 비글견을 대상으로 한 경구 흡수 평가 결과도 포함됐다. 해당 시험에서 MET-GGo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동일 용량 기준으로 10배 이상 높은 혈중 약물 노출을 달성했다. 이는 과거 MET-002o에서 확인된 우수한 경구 흡수 특성이 MET-GGo에서도 일관되게 재현되었음을 의미하여, 디앤디파마텍 경구 펩타이드 플랫폼 오랄링크의 범용성과 안정적인 성능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임상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28일간 실시한 효능 평가에서, MET-GGo는 29.1%의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동일 용량 기준으로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 (17.7%) 및 바이킹테라퓨틱스의 VK2735 (18.5%) 대비 월등히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로, 기존 이중작용제 대비 높은 생체 내 펩타이드 활성을 입증하였다.
아직까지 바이킹테라퓨틱스의 GLP-1·GIP 이중작용제 VK2735를 제외하고, 경구용 GLP-1 계열 다중작용제 분야에서 가시적인 연구개발 성과가 공개된 사례는 거의 없다. VK2735는 고무적인 초기 임상 결과를 토대로 후기 임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한적인 경구 생체이용률의 한계로 인해 일 50~100㎎ 이상의 대용량 펩타이드 투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번 MET-GGo 발표는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경구 펩타이드만으로도 주사용 다중작용제에 필적하는 효능 잠재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는 경구 투여 기반의 차세대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주요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전임상 시험 결과는 반감기 및 흡수율 등 약동학적 특성은 물론, 경쟁 제품 대비 월등한 체중 감소 효과까지 확인됐다는 점에서 차세대 경구용 비만치료제로서 MET-GGo가 지닌 높은 잠재력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특히 펩타이드 기반 경구 제형의 장점인 다중작용제 설계를 통한 디앤디파마텍의 첫 제품인 만큼 시장과 업계의 큰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멧세라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적극적인 인수 제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회사는 앞으로도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력 강화와 신속한 임상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