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왼쪽부터) 그래피와 레이의 CI (사진=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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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치과용 의료기기업체 그래피(318060)가 레이(228670) 지분 26.14%를 약 492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지난 5월 처음 불거진 그래피의 레이 인수설이 약 3개월 만에 현실화된 셈이다. 메가젠임플란트가 최근 경영권에 영향력 행사를 목적으로 레이 지분을 7.69%까지 늘리며 압박해온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피, 492억원에 레이 지분 26% 확보…내달 최대주주 등극 그래피는 레이 최대주주 이상철 대표와 특수관계인 레이홀딩스로부터 레이 주식 408만7749주(지분율 26.14%)를 492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그래피는 레이홀딩스가 보유한 289만5937주(18.52%)를 348억2075만원에, 이상철 대표가 가진 119만1812주(7.62%)를 143억3035만원에 각각 인수한다. 인수 가격은 주당 1만2024원이다. 외부평가기관인 도원회계법인은 지난 4월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이번 지분 양수가액을 평가해 ‘적정’ 의견을 냈다.
거래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내달 15일 1차 거래종결 때 레이홀딩스가 보유한 120만9709주와 이상철 대표가 보유한 119만1812주 등 총 240만1521주가 그래피로 이전된다.
이후 레이홀딩스가 기존 교환사채(EB)를 사채권자로부터 전부 인수한 뒤 EB 교환대상으로 묶여 있는 레이 주식 168만6228주를 확보해 내달 16일 그래피에 넘긴다. 두 단계가 모두 끝나면 그래피가 총 408만7749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 같은 구조는 레이의 기존 최대주주 산정 방식과도 관련돼 있다. 레이홀딩스가 보유한 레이 주식 중 168만6228주는 교환사채권자가 교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돼 있다. 레이홀딩스는 해당 주식의 의결권은 행사할 수 있지만 최대주주를 산정할 때 이를 제외하면서 2024년 11월 이상철 대표가 레이의 최대주주로 변경된 바 있다.
이번 계약에서는 레이홀딩스가 해당 교환사채를 직접 인수해 관련 주식을 회수한 뒤 그래피에 넘기는 방식으로 이 문제까지 정리한다.
거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그래피는 레이 지분 26.14%를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레이홀딩스의 지분은 18.52%에서 0%가 되고 이상철 대표의 지분은 기존 134만8212주(지분율 8.62%)에서 15만6400주(1.00%)로 감소한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내달 16일이다.
지난달 CB·CPS로 실탄 마련…이사회 진입하며 경영권 확보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닌 경영권 인수다. 그래피는 주식 양수 목적을 ‘경영권 확보를 통한 사업 다각화 및 사업 시너지 창출’이라고 명시했다.
레이 역시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소집될 임시주주총회에서 그래피가 지정하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해 이사회 구성원을 일부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래피가 지분 26.14%뿐 아니라 이사회 주도권까지 확보하는 구조다.
특히 그래피 입장에서는 회사 규모를 웃도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이 눈에 띈다. 총 인수대금 492억원은 그래피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자산 397억원의 123.8%, 자기자본 211억원의 233.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그래피는 2017년 설립된 치과용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로 최대주주는 지분 28.12%를 쥐고 있는 심운섭 대표이다. 그래피의 지난해 매출은 205억원, 당기순손실은 11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레이는 지난해 매출 111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총계는 1763억원, 자본총계는 785억원이다. 그래피가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 자신보다 큰 상장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셈이다.
그래피는 인수자금을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마련한다. 앞서 그래피는 지난달 13일 제3자배정 CPS와 제6회차 CB 발행을 결정한 뒤 같은달 21일 납입을 완료했다. 지난 5월부터 이어지던 레이 인수 검토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먼저 마친 뒤 이번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메가젠 변수 남았지만 경영권 우위는 그래피 그래피의 경영권 인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최근 레이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메가젠임플란트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비상장 임플란트업체 메가젠임플란트는 최근 특별관계자들과 함께 레이 지분을 7.69%까지 확대했다. 지난 4월 5.13%였던 보유지분을 2.56%포인트(p) 끌어올린 것으로, 메가젠임플란트는 보유 목적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메가젠 측은 7월 이후 장내에서 레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그래피의 레이 인수설이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상황에서도 지분 매입을 지속한 셈이다.
그래피가 예정대로 26.14%를 확보하면 메가젠 측 7.69%와의 지분율 격차는 18.45%p에 달한다. 그래피 측 인사가 이사회에도 진입할 예정인 만큼 현재 계약 구조만 놓고 보면 경영권 확보에는 그래피가 뚜렷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지난 5월부터 이어진 그래피의 레이 인수설도 일단락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7일 그래피에 레이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그래피는 이후 5월과 6월, 7월 세 차례에 걸쳐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변해왔다.
그래피는 이번 타법인 주식 양수 결정 공시로 해당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갈음한다고 밝혔다. 약 3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레이의 새 최대주주와 경영권의 주인이 그래피로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