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타깃단백질분해제(TPD) 기업 프레이저테라퓨틱스가 최근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드존슨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신약개발사들이 펀딩에 난항을 겪는 중에도 TPD 기업들은 무난히 조달을 완료하는 모습이다. 다만 IPO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몸값은 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해외 상장사들과 비교하면 저렴한 몸값으로, 국내 기업이 저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TPD사 ‘인체검증’ 숙제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TPD 회사는 없다. 올 2월 상장한 오름테라퓨틱(475830)의 경우 분해제-항체 접합체(DAC) 내용을 연구개발하는 점에서 일반 TPD와 정확한 비교대상이 아니다.
‘순정’ TPD를 연구하는 회사는 유빅스테라퓨틱스, 핀테라퓨틱스, 사이러스테라퓨틱스, 업테라, 프레이저테라퓨틱스다. 상장사 제넥신(095700)에 흡수합병한 이피디테라퓨틱스 정도가 더 언급된다.
가장 최근 290억원의 펀딩을 성료한 프레이저테라퓨틱스 외에도 작년 말 유빅스테라퓨틱스가 257억원의 프리IPO 라운드를 완료했고 핀테라퓨틱스가 196억원의 시리즈 C 라운드를 완료하는 등 TPD 회사들에는 꾸준히 VC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를 받은 TPD 회사들이 당면한 과제는 임상 1상 진행이다. 최근 신약개발사들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암묵적으로 인체 임상 데이터 확보 및 기술이전 성과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연구개발(R&D)이 가장 앞선 것은 유빅스테라퓨틱스다. 지난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303-1’의 임상1a/b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고 작년 9월 국내 식약처로부터도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투약 개시를 한 상황이다.
핀테라퓨틱스 또한 지난주 FDA에 임상 1상 계획(IND)를 신청했고 조만간 식약처에도 국내 임상 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사이러스테라퓨틱스도 이달 중 식약처에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
포스트 밸류 1000억에 맞춰라 국내 TPD사들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대 초반에 몰려있다. 정확히는 신규 조달금액을 더한 포스트밸류가 1000억원대 초반에 맞춰지도록 투자 전 기업가치(프리밸류)를 조정하고 있다. 향후 IPO 단계에서 1500억원대 몸값에 시장진입을 이루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너무 높은 상장밸류를 반기지 않는 추세라, VC 투자심의에서도 포스트밸류가 1000억원이 넘으면 통과가 안된다. 발행하는 금액이 크면 프리밸류를 작게 맞추고, 발행 금액이 작으면 프리밸류를 키워서 최종 포스트밸류를 맞추고 있다”며 “TPD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비상장 바이오가 다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약개발 투자에서 거품을 걷어내는 일이지만, 기술력의 가능성에 대한 밸류 하향에 따른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후 오버행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탈 투자자들의 락업이 필요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이 가운데 업테라의 프리밸류는 1700억원대로 다른 TPD 기업들의 두 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마지막 투자라운드 이후로 신규 조달 라운드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테라는 당시 중국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으며 밸류가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잔여현금이 있어, 앞으로 사업성과에 따른 현금흐름이 발생한다면 신규 투자라운드가 불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선두주자 시총 2조 나스닥 상장 TPD사 중엔 시가총액 2조원대의 키메라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가 가장 선두에 서 있다. 키메라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아토피성피부염 대상 임상 2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빅파마인 사노피(Sanofi)와 협업관계인 점이 시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임상 단계가 진행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시총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때 대장이었던 아비나스(Arvinas)는 임상 3상 단계에 화이자와 협업 중이지만 시총은 6000억원에서 7000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올 3월 발표한 후기 유방암 임상에서 특정 변이를 가진 환자군에서만 1차지표를 충족한 점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외 나스닥 상장기업인 누릭스테라퓨틱스, 몬테로사테라퓨틱스, C4테라퓨틱스가 각각 TPD 임상을 진행 중이다.
비상장이지만 R&D 측면에서 주목받는 해외 TPD사로는 네오모프(Neomorph), 프록시젠(Proxygen), 컬젠(Cullgen), 바이오테릭스(BioTheryx), 캡터테라퓨틱스(Captor Therapeutics) 등이 언급된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