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2026년까지 국내 시장, 이르면 2027년 말까지 미국 시장 진출을 마치겠습니다.”
| 권재훈 퀀타매트릭스 재무이사.(제공= 퀀타매트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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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훈 퀀타매트릭스(317690) 부대표이자 재무이사(CFO)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기술은 확보했고 남은 건 상용화 과정 뿐”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퀀타매트릭스는 지난달 25일 서울대 공대, 서울대병원과 ‘네이처’(Nature) 본지에 패혈증 환자에 맞는 항생제를 찾아주는 기술을 임상시험한 결과를 게재했다고 밝히면서 시장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오 벤처다. ‘uRAST’로 불리는 이 기술은 기존 혈액배양과 미생물동정, 감수성 검사로 3등분 돼 있던 각 과정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통합이 되면서 평균 3일 걸리던 항생제 찾는 시간을 13시간 이내로 5분의 1로 줄였다.
권 CFO는 “국내에서는 혁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과정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고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3~4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은 연구자 임상이기 때문에 상업화를 위한 임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평가?… 상장 밸류 겨우 근접 중”그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일부 시장 의견에 대해 “상장 당시 평가받은 밸류로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이 더 적절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주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최근 한 달여 간 200% 가까이 올랐다.
지난 2020년 상장한 퀀타매트릭스의 당시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720억원으로 전망된 바 있다. 공모가는 2만5500원이다. 22일 종가 기준 회사 시총은 2446억원, 주가는 1만4000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상장 전 받은 밸류에 못 미치는 것이다.
퀀타매트릭스는 ‘진단 기업’이 아닌, ‘혁신의료기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혁신의료기기는 기술집약도가 높고 사용방법 개선으로 기존 의료기기나 치료법에 비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했거나 개선이 예상될 때 인증된다. 회사에 따르면 uRAST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기술이고, 기술집약도도 높다. 병원 내 직접 사인 1위 질환인 패혈증 환자들에게 빠른 시간 내 적절한 항생제를 찾아줘 생존율을 높이기 때문에 사회적 의미도 적지 않다.
국내 상장사 중 혁신의료기기 심사를 통과해 비급여로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곳으로는 제이엘케이(322510)가 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반 뇌졸중 진단 솔루션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AI 기술 상용화를 인정받았다. 회사 주가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10배 폭증하기도 했다.
권 CFO는 “퀀타매트릭스는 시장에서 진단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우리가 보유한 기술은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기 어렵고, 상용화 시 점유율 또한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퀀타매트릭스는 uRAST가 상용화될 경우 최대로 공략 가능한 시장 규모(TAM)를 약 25조원으로 전망한다. uRAST는 혈액배양과 미생물동정, 감수성 검사로 나뉘어져 있던 항생제 솔루션 단계를 하나로 통합한 개념이기 때문에 각 단계가 형성하고 있는 시장을 합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혈액배양 시장 규모를 6조~7조원, 미생물 동정과 항생제 감수성 시장을 각각 3조~4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 평균 시장 성장률은 약 8%로 알려진다. 3년 뒤 상용화한다고 가정하고 각 수치를 더하면 단순 계산시 25조원이라는 규모가 나온다.
“dRAST, 이르면 올해 말 FDA 신청”퀀타매트릭스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항생제 솔루션 dRAST에 대해 이르면 올해 말 FDA 허가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RAST는 국내와 유럽, 중동 지역 병원 50여 곳에 수출돼 쓰이고 있다.
권 CFO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FDA 신청을 목표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기존 dRAST보다 성능적인 부분을 개선했고 원가를 낮춰 재무구조에도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퀀타매트릭스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 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9억원)보다 성장한 수치다. 영업적자는 지속 중이다.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지난해(111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31억원, 영업손실은 224억원이다.
그는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적은 투자비용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항생제 솔루션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한 나스닥 상장사 엑셀러레이트 다이어그노스틱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투자비용은 700억원 이상이고 누적 손실은 8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스웨덴 상장사인 큐리니아도 연간 비용 300억원 이상에 누적손실은 약 1800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간 200억원 수준의 운영비용을 투자하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투자금액으로 더 큰 시장을 선도할 수 있어 비용 효율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