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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사 펩트론(087010)이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의 성장 스토리를 이어갈지가 주목된다. 알테오젠이 시총 1조원과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던 시기와 펩트론의 최근 주가 동향이 비슷하게 맞물리면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최호일 펩트론 대표. (사진=펩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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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연내 돌파 기대...협업 진전 기대1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사상 첫 10만원을 돌파하며, 시총 2조원을 기록 후 박스권에서 분투하고 있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탔으나, 이날 주가도 10만 6500원으로 마감하며 1년 내 최고치인 13만 2000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펩트론의 최고가 경신을 이끌었던 이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와 펩트론의 공동연구 건이다. 해당 계약은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 ‘스마트데포’의 내부 연구개발(R&D)과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을 목적으로 한다. 결과에 따라 연내 본계약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최근 정체는 본계약의 가능성은 크지만, 일부 위험부담을 부담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알테오젠도 2019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GPC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1조 6000억원 규모 계약에 성공 등에 힘입어, 이듬해 시총 1조원과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그럼에도 약 3년간의 기업가치 성장 정체기를 거쳤다. 이후 ALT-B4의 진면목이 글로벌 시장에서 알려지면서 기업가치가 20조원을 넘나드는 기업이 됐다. 하지만 그사이 투자자들의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펩트론은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연내 명운을 가를 일라이릴리와 협업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현재 양사는 스마트데포를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R&D를 진행하고 있다. 비만치료제에 대해 한정한 것이 아니라 일라이릴리의 또 다른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당뇨치료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그만큼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양사의 본계약이 성사되면 스마트데포에 대한 기술수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사가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의 신뢰도를 인증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일라이릴리와 계약에 비독점 방식으로 맺었다. 알테오젠과 같은 기술수출 전략을 취한 것이다. 알테오젠이 글로벌 기업과 잇따라 기술수출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업계 관행을 따르지 않은 비독점 방식의 계약이 한몫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략은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와의 소통에 기반해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두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 박사 출신의 동문에다가 LG화학(051910)에 나란히 입사와 퇴사를 했던 막역한 사이다. 박 대표의 부인 정혜신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명예교수도 최 대표와 인연이 깊다. 펩트론 창립 초기 원천 기술 개발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이 업계의 개척자로서 난관을 풀어갔던 경험을 최 대표도 충분히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사진=알테오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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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에도 대비...국내 임상 1상 상반기 개시 펩트론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변수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협업과는 별도로 비만·당뇨치료제 ‘PT403’에 관한 국내 임상 1상을 상반기 개시한다는 목표다. 주성분은 세마글루타이드로 국내를 포함해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총 20개 국가에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일라이릴리와 개발을 진행 중인 것은 GLP-1/GIP 이중 수용체에 기반한 ‘PT404’로 1개월 이상 지속 서방형 제제다.
업계에서는 PT403과 PT404가 기존 제품 대비(주 1회 지속형 주사제) 높은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세미글루타이드와 GLP-1/GIP 이중 수용체의 효과는 유지하면서, 지속시간은 최소 4배 이상 늘린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PT403과 PT404, 어느 쪽이든 진전된 성과가 나오면 펩트론이 1조원대 이상 규모로 기술수출을 성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만 따져도 2022년 28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 달러(약 25조원)로 커진다. 당뇨치료제까지 포함하면 관련 시장은 2028년 100조원을 넘어선다.
최악의 경우가 발생한다 해도 안정적 경영을 뒷받침할 ‘루프원’(PT105) 등의 대비책이 있다. 루프원은 류프로렐린 제제의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성조숙증 치료제이다. 최종허가를 앞두고 지난해 LG화학(051910)과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펩트론은 충북도와 200억원 규모의 루프원 생산시설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루프원은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의 류프로렐린 성분을 활용한 오리지널 제품(원제품) ‘루프린’의 제네릭(복제약)이다. 루프린은 1989년 출시 후 30년이 넘도록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펩트론은 루프린과 루프원의 약물동력학(PK)을 세계 최초로, 생물학적 동등성(BE)을 국내 최초로 각각 확보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루프원이 국내외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루프린 1개월 제형 시장은 600억원(오리지날 150억원+제네릭 450억원) 규모다. 글로벌 루프린 시장은 약 2조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펩트론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이슈가 있는 만큼 여러 변수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계약과 전략상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