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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박셀바이오가 에이엘바이오텍(이하 ALB) 인수 합병을 통해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장착한다. ALB가 가진 이중항체 플랫폼과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을 세포 치료제에 접목하는 방식이다.
박셀바이오는 기존 면역세포 기술에 ALB의 기술을 더해 암 치료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양한 암 치료 전략 및 파이프라인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3일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ALB을 인수합병을 위한 주주총회가 내달 18일 개최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 0.2662757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3월 24일이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4월 8일이다.
박셀바이오가 ALB 인수를 위해 발행하는 주식 수는 26만4145주다. 박셀바이오의 총 발행 주식 수가 2299만3200주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주가 희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지분 변동 등의 이슈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에이엘바이오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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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융합으로 새 모달리티 기대박셀바이오는 ALB 인수를 통해 새로운 모달리티인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BiTE)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ALB는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동시에 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항체 치료 기술을 보유 중인데, 이를 박셀바이오의 T세포 기술과 융합하는 것이다.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는 암세포와 T세포를 동시 표적하는 항체 치료제다. T세포의 면역반응을 촉진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새로운 항체 모달리티다. 이 항체는 두 가지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두 개의 결합부위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하나의 결합부위가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CD19 등 특정 항원을 인식하고, 다른 결합부위는 T세포 표면에 있는 CD3 수용체를 인식해 T세포를 활성화한다.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는 암세포와 T세포를 가까이 위치시켜 면역 반응을 직접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 치료제보다 더 강력하고 표적화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면역 관문 단백질 발현 등을 통해 의약품 효과를 낮추는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고 뛰어든 업체도 거의 없지만 간간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라며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수합병·기술수출 사례도이런 모달리티를 활용한 대표적 의약품으로는 암젠(Amgen)의 B세포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B-ALL) 치료제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가 있다. 블린사이토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블린사이토의 2023년 글로벌 매출은 8억6100만달러(1조2300억원)에 달한다.
이어 암젠은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 기술로 개발된 소세포폐암 치료제 ‘탈라타맙’의 FDA 품목허가도 획득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정식 품목허가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젠의 블린사이토는 독일의 신약 개발사 마이크로메트(Micromet) 인수를 통해 확보한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 파이프라인이다. 2012년 암젠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 기술을 보유한 마이크로메트를 11억6000만달러(1조6600억원)에 인수했다.
2023년에는 GSK와 우시 바이오로직스로가 최대 4개의 이중·다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GSK로부터 계약금 4000만달러(550억원)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마일스톤 등을 통해 최대 14억6000만달러(2조900억원)를 벌어들일수 있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ALB 인수를 통해 기존 면역세포 치료 기술과 조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라며 “양사의 기술을 결합, 암 치료의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보다 다양한 암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LB의 약물전달시스템(DDS)의 경우 박셀바이오의 반려견 항암 면역치료제 ‘박스루킨-15’ 서방형 제품 개발 등에도 활용이 가능해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