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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에이프로젠은 지난 2019년 K바이오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시가총액이 10억달러 넘는 비상장 벤처)에 등극하며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당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우뚝선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다크호스로도 첫손에 꼽혔다.
그간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누적으로 1조6000억원 가량을 투자하면서 절치부심으로 메이저 기업으로의 도약을 노려왔다. 현재 블록버스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중이다. 또다른 블록버스터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지난주 임상시료 생산을 완료하고 내년 임상개시를 앞두고있다.
하지만 사업이 일정대로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그동안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다행히 얼마 전 에이프로젠(007460)은 유상증자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 급한 불을 끄고 이제는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에이프로젠이 최근 본업과 무관한 에너지 전문업체인 지오릿에너지(270520)를 전격 인수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에 주력을 해도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혀 무관한 사업인 에너지 분야에 뛰어든다는 것은 너무도 무모한 전략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를 6일 만나 지오릿에너지를 합병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회사 성장전략, 시장의 오해에 대한 배경 등을 취재했다.
“제 오랜 친구이자 과거 카이스트에서 함께 근무했던 정종경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소장이 25년의 연구 끝에 획기적인 파킨슨병 치료제가 될거라고 누구나 확신할 수 있는 인체 유래 물질을 찾아냈다는 것을 올해 초여름에 알게 됐다.”
김대표는 전격적으로 지오릿에너지를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세상에 없는 실질적으로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한 파킨슨병 신약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물질을 사업화 하려면 정교수도 동의할만한 충분한 자금력이 있는 회사가 필요했다”면서 “때마침 정교수의 연구성과물 가치를 알아보고 1000억원을 투자해줄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95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서 재무 상황이 양호한 지오릿에너지를 매각하고자 하는 제 오랜 지인의 의지가 맞아떨어져 이 회사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에이프로젠이 본인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직접 매입하기보다, 연구개발 자금력이 충분한 제3의 회사가 인수하는 것을 원했다는 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지오릿에너지 인수에 대한 세간의 의혹에 대해 그는 “정교수가 개발한 특허를 이전받기 위한 목적과 정교수 특허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제 판단으로는 추가적 간단한 실험 데이터 몇가지만 더해서 추가 특허를 출원한다면 정교수 특허는 최소 수조에서 수십조원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어 그는 “지오릿에너지의 사명을 엡트레이지 뉴로사이언스 (Aptrayge Neuroscience)로 변경하고 파킨슨병 뿐만 아니라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회사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 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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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인 정교수는 1985년에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와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지난 25년간 파킨슨병의 원인규명이라는 한우물을 파온 이 분야 세계최고 권위자 2인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특히 그는 파킨슨병 원인 유전자인 핑크(PINK)라는 유전자와 파킨(PARKIN)이라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정교수는 파킨슨병 관련 연구로 셀 네이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에이프로젠은 지오릿에너지의 현 소유자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고, 내년에 예정된 제3자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인수까지 이루어지면 우호지분인 정교수 것을 포함해서 지오릿에너지 지분 36.5%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지오릿에너지는 지중의 열을 이용, 시설 및 건물의 냉난방을 공급하는 지열냉난방시스템과 수소를 이용, 전기를 생산해 온수와 난방을 공급하는 연료전지 설계 및 시공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다.
정교수가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물질에 대해 김대표는 인체에 독성이 없는 것이 확인된 획기적인 신약후보물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서 이 물질을 정상치 만큼 투약하면 파킨슨병 증상이 완전히 사라질뿐만 아니라 도파민 신경세포가 죽는 것도 완벽하게 막아주는 효능을 입증했다”면서 “파킨슨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물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효능은 60여명에 이르는 파킨슨병 환자의 대사체 분석에서도 검증됐다”고 소개했다.
김대표는 이어 “파킨슨병은 뇌속의 도파민 신경이 사멸하면서 발병하는데 정교수가 개발한 물질을 삽입하면 도파민 신경이 더 이상 죽지 않게 된다”면서 “도파민 신경이 죽지 않게 되면 인체는 도파민을 정상수치로 회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파킨슨병을 치유할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교수가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물질은 사실상 이 병을 근원적으로 치유하는 효능을 발휘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 치료물질이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이냐는 질문에 김대표는 “특허를 출원 중이어서 아직은 외부에 공개할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 “현재는 추가로 특허를 보강하는 작업을 하면서 엄격한 보안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전략에 대해 그는 “현재 상태로도 글로벌 제약사에 조단위 기술수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추가적인 특허 보강등을 거쳐 빠르면 내년 여름, 늦어도 연말 전 대규모 기술수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오릿에너지는 정교수가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물질에 관한 특허권을 매입하기 위해 조만간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50억5000만원의 기술이전 계약금을 지불할 예정이다. 이는 서울대 역사상 단일 기술이전 계약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참고로 2023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65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서 48억96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는 동안 지오릿에너지는 에이프로젠과의 협력으로 전임상 및 임상시험도 병행할 것이다. 알츠하이머 등 치매로 적응증을 확장하는 연구도 에이프로젠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서 빠르게 수행해 나갈 것이다. 지오릿에너지의 자금력과 에이프로젠의 연구력을 합쳐서 사업을 함께 전개한다면 양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김대표는 지오릿에너지 인수가 에이프로젠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부족했던 자금력을 충족시킬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오릿에너지 인수를 통한 정교수의 특허 확보는 에이프로젠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뿐 아니라 에이프로젠의 본업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는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다. 계획대로 정교수의 특허 물질이 내년 중반 글로벌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 된다면, 에이프로젠이 보강 연구를 통해서 특허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한 만큼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을 것이고, 지오릿에너지가 필요로하는 퇴행성뇌질환에 관한 위탁연구를 대행, 매출과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