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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대해부는 의약품 기술수출 양적 측면 및 계약 상대방 분석을 통한 질적인 측면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여러 차례 기술수출을 성공한 제약 바이오사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 이들 기업의 기술 경쟁력, 경제적 이익, 글로벌 브랜드 밸류 그리고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분석했다. 기술수출 이후의 임상단계 진전과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 기대 수익에 대한 해부는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편집자]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진정성’. 티움바이오(321550)가 가장 중시하는 기술이전 계약 기준이다.
29일 티움바이오에 따르면, 회사는 지금까지 3차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방은 이탈리아 키에시, 중국 한소제약, 대원제약 등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14일 티움바이오 기술이전과 관련해 김훈택 대표를 비롯해 자궁내막증 TU2670 치료제 개발자인 김선미 실장, 고현실 부사장(CFO) 등과 서면인터뷰를 진행했다.
철저한 시장 분석에 틈새 파고 들어티움바이오는 치료제 개발에 앞서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우선 기존 치료제 문제점을 파고 들었다. 김선미 실장은 “애브비(AbbVie)의 자궁내막증·자궁근종 치료제 ‘엘라고닉스’(Elagolix)은 저용량(150㎎)은 반응률이 낮다”면서 “고용량(200㎎)은 하루 2회 복용이 필요하고 간 손상있는 환자에게 고용량 처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엘라고닉스 반응률은 자증내막증에선 150㎎ 1회 투약 시 45%, 200㎎ 2회 투약 시 75%를 각각 기록했다. 자궁근종에선 150㎎ 1회 투약에서 50%를 기록했고, 200㎎ 2회 투약에서 80%를 나타냈다.
김 실장은 “‘렐루골릭스’(Relugolix)는 40㎎ 단일 용량만 있어 의사 처방 시 옵션이 제한적”이라며 “폐경 수준의 과다한 호르몬 억제에 따른 높은 골손실률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렐루골릭스는 일본의 아스텔라스와 미국의 마이오반트와 공동개발한 치료제다. 렐루골릭스는 호르몬 보충 요법에서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자궁내막증 치료제 비교. (제공=티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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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석을 통해 티움바이오는 기존 경쟁약들의 단점을 극복했다.
그는 “자궁내막증 치료제 TU2670은 상업화된 기존 약물보다 개선된 효능과 높은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TU2670은 유럽 임상 2a상에서 모든 투약그룹(120mg, 240mg, 320mg)에서 월경통이 감소했다. 임상자는 총 86명이었다. TU2670은 하루 1회 복용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골밀도 부작용이 없었다.
경쟁상황도 철저히 분석했다. 김 실장은 “GnRH 길항제 치료제가 전체 자궁내막증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TU2670 외에 임상 진행 중인 GnRH 길항제 기전의 치료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TU2670은 엘라고닉스와 렐루골릭스와 동일한 GnRH 길항제 기전”이라고 강조했다.
GnRH는 뇌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성호르몬(에슽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관여한다. GnRH를 억제하면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성호르몬 생성이 줄어든다.
시장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분석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시장은 2030년까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7개 주요국에서 3조7000억원(2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업화 의지를 최우선으로 판단티움바이오가 기존 치료제 문제점을 극복한 신약을 내놓자,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 이어졌다..
다만, 기술이전 계약에서 이름값보다는 상업화에 진심인 회사를 계약 상대방으로 골랐다. 국내 상당수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로 계약 대상자를 한정하고 총 계약규모와 선급금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과 큰 차이다.
티움바이오는 지난 2019년 2월 대원제약에 TU2670을 4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중국 한소제약과 지난 2022년 8월 1억7000만달러(2371억원) 규모로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 티움바이오 라이센스 및 공동연구 개발 계약 체결 현황. (제공=티움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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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택 대표는 “같은 환경이라면 다국적 제약사 자본력, 영업마케팅 시장성 등이 더 훌륭하다”면서 “하지만 다국적제약사는 수많은 중요 파이프라인이 있기에 당사가 개발한 파이프라인에만 집중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 외 회사들은 당사 물질에 대한 우선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후기 임상개발, 상업화 등에 속도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소제약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임직원 수는 9123명, 연구개발 인력은 1650명에 달한다. 특히, 한소제약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혁신신약 품목허가 횟수가 많다.
그는 “한소제약은 임상개발 및 상업화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며 “한소제약이 현재 속도로 TU2670을 개발하게 되면 중국에서 GnRH 길항제 기전으로 승인받는 첫 번째 치료제가 된다. 이런 이유로 한소제약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움바이오가 지난 2018년 이탈리아 키에시와 맺은 3억1500만달러 규모의 NCE401(TU2218) 기술수출 계약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키에시 그룹은 이탈리아 소재의 글로벌 제약사이며, 호흡기 질환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적응증·판권 쪼개 기술수출 판 키워여기에 치료제 기술수출에서 판권을 쪼개는 차별화 방식으로 판을 키웠다. TU2670의 판권은 대원제약은 국내에, 한서제약은 중화권(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로 각각 한정된다.
김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판권을 한번에 기술수출하는 것보다 지역별로 기술수출하는 것의 전체 딜 규모가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며 “TU2670은 처음부터 지역별 기술수출 전략 계획 아래 사업개발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고현실 부사장은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계약 대상 지역을 고려해 볼 때 기존 계약의 규모는 적은 편이 아니라고 본다”며 “앞으로 자궁내막증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유럽, 남미 등에 추가 기술수출이 이루어진다면, TU2670 딜의 전체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NCE401(TU2218)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에선 적응증을 구분했다.
김선미 실장은 “NCE401은 호흡기 질환에 한정해 후보물질 단계에서 기술이전했다”며 “이 치료제는향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같은 물질이지만) 현재 회사에서 개발 중인 TU2218은 경구용 면역항암제”라며 “이 치료제는 머크(MSD)와 파트너십으로, 담도암·두경부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티움바이오는 현재 키투르다를 머크로부터 전량 무상공급받고 있다. 향후 TU2218 병용임상에서 효능이 확인된다면 면역항암제로 기술수출 하는 데 있어 제약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