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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바이오업계 CDMO(위탁개발및생산) 업계에는 대자본 3대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가 존재한다. 연혁이 가장 긴 ‘형님’ 삼성바이오에 ‘아우’로 출사표를 던지는 롯데바이오와 셀트리온바이오는 각기 다른 사업 변곡점에 서 있다. 치고 나오는 중국 업체들과 미국의 자국보호 정책 등 외부요인에 들썩이는 시장환경에서 각 회사의 성장전략이 무엇인지 이데일리가 들여다봤다.
삼성바이오, 존림 대표 임기연장 한번 더? 바이오의약품 CDMO는 수주산업 특성상 생산시설 확충이 성장의 기틀이 된다.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기념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실상부 전세계 1위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가동 중인 1공장~4공장에서 60만4000ℓ의 생산 캐파(Capacity)를 가지고 있으며 5공장 완공 후에는 78만4000ℓ, 6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캐파가 96만4000ℓ까지 확대된다.
18일 이데일리가 방문한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은 계획대로 이달 완공을 앞둔 모습이었다. 다만 GMP(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까지 평균적으로 6개월~1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상업생산은 올 연말에서 내년 중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3공장의 경우에도 2017년 11월 완공했지만 실제 운행은 2018년 9월부터 시작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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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 20곳 중 17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창사이래 최초로 4조원을 넘었다. 이는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연결실적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23% 상승한 4조5473억원, 영업이익이 18.5% 늘어난 1조3200억원, 순이익이 26.3% 늘어난 1조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별도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19% 늘어난 3조4971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9.7% 늘어난 1조3214억원, 순이익은 11% 늘어난 1조509억원이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생산거점이 국내에만 쏠려 있는 점이 지적되었지만 당장은 불화살을 피했다. 주요 수출국이 유럽이라 미국 관세에 타격이 크진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작년 매출에선 유럽 비중이 2조9633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이 외 25%인 1조1742억원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올해 성과를 토대로 내년 존림 대표의 임기연장이 결정될 전망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다만 CDMO 산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성장해야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CDMO 론자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생산캐파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작년 1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CDMO사들이 제살 깎아먹기 저가경쟁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 맨땅에 첫 수주 잰걸음 지난 2022년 신규설립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우선 미국 시러큐스에 소재한 BMS 공장을 인수하는 것으로 사업 첫발을 뗐다. 지난 2023년 208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고,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올 6월부터는 이곳에 증설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시료 생산시설도 가동을 시작한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2.5% 상승한 2344억원이었다. 직전연도 26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작년 800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전년도 567억원 순이익도 897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을 들여 총 20만2285㎡ 부지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3기(총 36만ℓ)를 세우고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1공장의 생산캐파는 12만ℓ이며 2026년 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까지 토지 매입에 2421억원을 들였고 1공장에 8750억원을 들였다. 1공장의 생산캐파는 12만ℓ이다. 자금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3600억원을 마련했고 나머지는 차입을 통했다.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구체적으로 작년 6월 1500억원, 올 3월 2100억원 규모로 각각 진행했고 80% 주주인 롯데지주와 20% 주주인 롯데홀딩스가 전량 참여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공장은 GMP 인증을 받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2027년부터 수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부지(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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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경험이 없는 롯데바이오가 과연 어떻게 첫 수주 관문을 뚫을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도 첫 수주를 받을 때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직접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빅파마를 대상으로 영업을 뛰었다. 그렇게 BMS 첫 수주가 성사됐고 로슈로 이어졌다. 롯데바이오도 오너인 신유열 실장이 직접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은 올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컨퍼런스 현장을 찾아 바이오 사업을 살피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신규출범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공장 부지 미정 셀트리온이 1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출범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아직 공장 부지도 밝히지 않은 초기 단계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항체-약물접합체 및 이중항체 신약개발로 영역을 확장하던 셀트리온이 CDMO 사업진출을 선포한 것에 대해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여차하면 셀트리온의 물질을 위탁생산하면 되기 때문에 롯데바이오로직스보다는 수주 리스크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신규 수주처 발굴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약개발사들이 R&D 기밀 사항을 경쟁사 셀트리온의 자회사에 털어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셀트리온의 행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반대라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로서 고객사들의 항체물질에 대한 정보를 꿰고 있기 때문에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특허만료 물질의 시밀러(복제약)를 개발하는 것은 용인되나 적극적인 신약개발엔 제약이 따른다.
셀트리온은 이해상충(COI) 이슈에서 자유로운 게 장점이었지만 스스로 모래주머니를 차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서진석 셀트리온 의장은 이데일리에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작년 12월 법인을 설립했다. 이혁재 셀트리온 경영지원부문장(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았고 이 외 사내이사진은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부문장(수석부사장), 구윤모 셀트리온 엔지니어링본부장으로 구성했다.
내년 10만ℓ규모 CMO 신공장을 착공하고 1만ℓ당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위탁개발(CDO)과 위탁임상(CRO) 분야는 미국, 유럽, 인도 등에 신규 연구소를 구축해 연구원 500명가량을 채용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31년 CDMO 사업 매출로 3조원을 내겠다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3년 걸린 걸 6~7년 안에 해내겠다는 말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