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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프로티나 대표 "빅데이터로 신약개발 패러다임 바꾼다"
  • 등록 2025-05-20 오전 8:06:26
  • 수정 2025-05-20 오후 4: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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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27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베터 개발기업, AI 신약개발 기업, 연구기관 등이 모두 고객사다. 현재까지는 검진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가장 크다. 미국 클리아랩 인수로 박차를 가하겠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19일 서울시 구로구 회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와 같이 말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당일이었다. 클리아랩, 즉 ‘미국실험실표준준수연구시설’(CLIA Lab)을 인수한 진단업체들이 대부분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재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역방향의 계획을 꺼내든 점이 주목된다. 프로티나는 어떤 청사진을 그렸는지, 윤 대표에게 들어봤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예상 시총 1500억…미국 진출 강조

단백질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 빅데이터 기업 프로티나가 1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코스닥 상장을 위한 대단원의 마지막 장에 돌입했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1000원~1만4000원으로, 150만주의 신주발행을 통해 165억원~210억원을 조달하는 계획이다. 기발행주식수와 공모신주를 합해 희망공모가를 적용한 예상 시가총액은 1181억원~1503억원이다.

앞서 2023년말 진행한 프리IPO에서 1062억원의 프리밸류를 책정했고, 165억원 조달로 포스트밸류는 1227억원이었는데 이를 상회하는 기업가치를 무난히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다.

프로티나의 증권신고서상 눈에 띄는 것은 미국 클리아랩 인수 계획이다. 공모자금 중 32억원가량을 여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시 회사의 미국 진단시장 진출이 되지만, 앞서 클리아랩 인수에 나섰던 여타 국내 진단회사들이 모두 손실폭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프로티나 공모자금 용처(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물론 이 같은 상황은 윤 대표도 인지하고 있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숱하게 지적받은 내용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베네토클락스(Venetoclax)라는 1세대 BCL2 PPI 저해제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4조원 규모로 처방되는 약이지만 진단 바이오마커 없이 FDA 허가를 받아, 환자마다 약효를 볼 확률은 50%에 그친다. 프로티나는 PPI 분석 기술로 처방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동반진단(CDx) 제품을 개발했고 작년 미국혈액암학회에서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중 샌디에이고 소재 클리아랩을 인수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보험 코드를 확보해 진단 서비스 매출을 본격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프로티나는) 남들이 하니까 덜컥 하는게 아니다. 논문도 냈고 미국 학계에서 공신력을 쌓았고 현지 키 오피니언 리더(KOL)들에게서 우리의 동반진단이 잘 가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CDx 제품을 잘 만든 다음 클리아랩에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나아가 “프로티나는 자동화를 통해 적은 인력으로 짧은 시간내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클리아랩 또한 노동집약적이지 않게, 우리쪽 과학자 한두명을 파견하고 현지 과학자 한두명을 채용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아랩과 별개로 미국 보스턴 사무소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사업개발 조직확장 및 보스턴 사무소 운영에 총 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담당자는 김나영 사업개발본부 총괄(CBDO)로, 미국현지에서 고객사를 발굴할 중책을 안고 19일 출국했다.

창업 10년차, 누적 투자금 414억원

프로티나는 2015년 8월 윤태영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창업했다. 윤 대표는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공학 학·석·박사를 졸업하고 일리노이주립대 물리학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KAIST 물리학 부교수 시절 프로티나를 교원설립했고 2017년 서울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부임해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2020년부터 프로티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프로티나는 비상장 단계에서 누적 414억원을 투자받았다. LB인베스트먼트, 케이런벤처스, 산업은행,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캐피탈·벤처투자, 스틱벤처스, 아주IB투자 등이 투자했다.

회사의 핵심 기술은 윤 대표가 박사후연구원 시절부터 연구한 SPID(single protein interaction detection) 플랫폼 기술이다. 미량의 샘플에서 단백질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기술로, 여기에 활용되는 384개의 작은 홈(well)이 있는 특수 기판(pi-chip)과 장비를 프로티나가 직접 만든다.

윤 대표는 “프로티나의 칩은 안양에 소재한 GMP 규격 공장에서 대량생산하고 있다. 칩의 표면에 고분자를 아주 고르게 깔아서, 비정제 샘플을 넣더라도 원하는 단백질만 캡처해 볼 수 있는 점이 경쟁력이다. 전통적인 웨스턴 블랏(western blot) 방식으로는 숙련된 박사들이 하루에 걸려서 10개의 샘플을 분석하는데, 프로티나 칩을 이용하면 384개의 샘플을 100분 안에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SPID플랫폼을 활용해 구축한 사업모델(BM)이 바로 ‘PPI 패스파인더(Pathfinder)’와 ‘PPI 랜드스케이프(Landscape)’ 서비스다. 패스파인더는 대규모 PPI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전임상부터 임상 단계별로 약물의 기전 규명, 용량최적화, 환자선별 등에 활용된다. 랜드스케이프는 앞서 시장에 나온 항체를 재배열, 최적화시켜 오리지널 의약품을 능가하는 약효 및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경쟁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한다.

윤 대표는 “PPI 랜드스케이프를 이용하면 4주 만에 약의 개량이 가능하다. 항체 서열 중엔 건드리면 항원결합력이 저해되는 영역이 있고 반대로 개량성이 높은 구간이 있다. 후자를 공략하면 기존 약의 특허를 피해갈 수 있고 약효도 좋아진다. 휴미라(아달리무맙)을 대상으로 실험해보았을 때 열적안정성을 보존하는 9종을 찾는데 성공했고 3개월 만에 위탁연구기관(CRO)를 통해서 생산이 잘 되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실험이지만 오리지널 휴미라와 비교해 결합력이 7배~10배 좋았다. 주사양이 적어도 되고 주사간격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은 산업이 얽혀 있어 침투가 어려울지 모르나 아시아나 유럽에서는 선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프로티나 경쟁사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프로티나가 경쟁사로 인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단백체분석 서비스 영역에서 메소스케일디스커버리(Meso Scale Discovery), 퀀테릭스(Quanterix), 올링크(Olink), 소마로직(Somalogic)이 있고 항체 개량 및 최적화 영역에서 싸토리우스(Sartorius), 다나허(Danaher)가 있다.

앞으로 AI 신약개발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주목하는 경쟁업체는 빅햇바이오사이언스(BigHat Biosciences), 네뷸라(Nebula)다.

AI 신약개발로 확장

프로티나의 PPI 분석 솔루션을 이용하는 국내외 제약사들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작년 매출은 직전연도 대비 4배 늘어난 23억원이었다. 제약사들과 용역 서비스 계약 체결이 확실시되면서 매출이 발생했다. 영업손실은 70억원대에서 90억원대로 심화되었는데 이는 정부과제로 지원받은 연구비를 매출이 아닌 비용으로 회계인식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영역으로 확장하며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윤 대표는 “PPI 분석 영역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AI 신약개발 영역에서 추가적 도약을 도모할 것”이라며 “앞서 나온 구글 알파폴드의 경우, 단백질에서 진화적으로 변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예측은 잘 한다. 다만 가변적으로 변화하는 ‘룹’(Loop) 영역은 AI 설계가 어려운 부분이다. AI 단백질 신약개발이 진화하려면 해당 부분만 전문적으로 염기서열을 바꿔가면서 항체와 항원의 결합을 확인한 빅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프로티나의 SPID 플랫폼은 이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가 19일 구로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윤 대표는 “프로티나 기판의 각 웰마다 세포가 자라고, 룹 영역만 바꿔서 로봇이 미량의 DNA를 쏴주면 이틀 경과 후 세포가 세포배양액에 항체를 배출하게 된다. 이를 로봇이 빨아들여서 이미징 칩에 직접 주입한다. 이때 룹 영역을 특정하게 만든 항체들만 선택적으로 칩 표면에 붙는다. 항원을 넣어서 재구성을 하고 적색, 녹색의 형광신호로 한 지점마다 파장을 바꿔 두번 찍는다. 이 방식으로 항원-항체 결합력을 정량적으로 구할 수 있다. 자동화된 로봇, 3명의 과학자로 1주일마다 5000개의 서로 다른 항체를 만들어 항원과 붙여보는 데이터를 만들고 있다. 이는 삼성에서 투자한 미국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Generate Biomedicine)보다 적은 리소스로 많은 데이터를 내는 것”이라고도 했다.

프로티나는 작년 4월 클라우드 항체 구축 국가과제에 선정됐다. 공동연구자인 백민경 서울대학교 교수가 프로티나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AI 기반 항체 설계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백 교수는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 영역에서 202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로제타폴드(RosettaFold)를 개발한 제1저자다.

백 교수와 프로티나가 공동연구한 AI 플랫폼의 본격적인 론칭은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론칭 시 제약사가 제공한 타깃에 대해 프로티나가 전산적으로(in silico) 맞춤형 ‘드 노보(de novo)’ 항체를 설계·최적화하고, 제약사가 이를 기반으로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신규 사업모델을 가지게 된다.

한편, 프로티나에는 현재 55명이 재직 중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윤태영, 사내이사 이홍원, 이대승, 최병산, 류지영, 기타비상무이사 이상훈, 오승윤, 사외이사 박용호, 하택집, 감사 윤주환 총 10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모조달 후 윤 대표 지분율은 18.17%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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