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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치매는 가족 모두의 삶을 바꾼다. 직접 경험한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창업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할머니의 치매에서 출발한 창업 아이디어는 이제 글로벌 의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로 성장하고 있다. 뉴로핏은 예심 통과는 시작일 뿐, 진짜 승부는 실질적 진단 표준이 되는 날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빈준길 대표의 사업 시작은 할머니 때문? 뉴로핏 창업의 출발은 한 가족의 치매 경험에서 비롯됐다. 빈준길 대표는 치매를 앓던 할머니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보며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치매는 단순한 기억력 저하를 넘어 인격의 변화까지 수반되는 질환이다. 치매의 초기 증상은 건망증 심화나 단어 회상 어려움 등 인지기능 문제로 나타난다. 병원에서는 언어능력, 기억력, 지각력을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진단을 시작한다. 이러한 검사에서 동일 연령대 대비 한 항목이라도 미달할 경우 ‘경도인지장애’로 판정받게 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약 84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는 노인 인구의 10.33%에 해당한다.
 |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로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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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치매 판정 이후 부모님이 할머니 건강을 위해 귀농을 선택하면서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그는 치매와 알츠하이머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때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뇌 전기자극 치료를 연구하는 김동현 연구원을 만나 2015년 GIST 바이오컴퓨팅연구실에서 팀을 결성했고 2016년 3월 뉴로핏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그는 “창업 초기 GIST 창업 교육 프로그램과 초기 자금 지원, 전문 육성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 등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전 세계 병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의료업체들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핵심기술로 키워 뇌 질환 정복과 뇌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뇌신경의 예언자, 뉴로핏...“치매 표준 치료법 만들 것” ‘뉴로핏(Neurophet)’이라는 기업은 ‘뇌 신경과 예언자’라는 의미를 담아 뇌질환 치료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자 설립됐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MRI에서 뇌 구조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컴퓨터 뇌모델로 복원하여 전기자극 치료의 효과를 분석하는 기술을 연구해온 것이다. 치매 증상이 10년 넘게 진행된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법 적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술 발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뉴로핏 스케일 팻 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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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대표는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발성뇌경화증, 뇌전증 등 다양한 뇌 질환은 해당 영역의 신경퇴화로 위축 소견을 보인다. 이를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 수치화된 부피 정보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구조정보가 중요하다”며 “인공지능 기반 뇌 구조측정 기술은 4000여개의 뇌 구조정보 작업을 바탕으로 하며, 1분 이내에 107개의 뇌 구조정보를 수치화해 의사의 진단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로핏은 국내 대학병원과 함께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향상 치료 효과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해외의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도 ‘뇌 자극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해 이 소프트웨어가 치료 표준으로 자리 잡게 할 생각이다.
뇌구조를 수치화하는 기술은 뇌위축과 관련한 모든 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빈 대표는 “뇌가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드는 다발성 뇌경화증을 비롯한 다양한 병변 분석기술로 확장하고 있다”면서 “뇌혈관 퇴화가 되면 MRI 영상에서 밝게 나타나는데 이를 분석하거나 뇌 미세출혈이나 뇌졸중 관련한 분석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