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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바이오솔루션(086820)이 무릎연골재생 세포치료제 ‘카티라이프’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현재 미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경쟁 제품 ‘MACI’와의 효능 차이가 주목된다. 바이오솔루션은 MACI 대비 뛰어난 효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제품 조기 상용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바이오솔루션의 MOCART 점수.(자료= 바이오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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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솔루션은 이번 미국 임상 2상 주평가지표인 ‘연골 결손 부위 충전 점수’와 ‘운동기능 개선 점수’에서 베리셀의 무릎연골재생 세포치료제 MACI가 발표한 데이터보다 월등하거나 동등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MACI는 지난해 기준 매출 약 2600억원을 기록하며 독보적 시장 지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상업화된 유일한 연골 세포 치료제로, 매년 20~25%씩 매출이 성장 중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매출 1억3200만 달러(약 1782억원)에서 2023년 1억6480만 달러(약 2202억원), 지난해에는 1억9730만 달러(약 2663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만 4630만 달러(약 62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MACI를 개발한 베리셀은 시가총액이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다.
베리셀 독주 깰 데이터? MACI의 임상 3상 주평가지표는 ‘기준선(baseline) 대비 2년 후 KOOS 통증 및 스포츠/레저 점수 변화’다. 임상 결과 MACI의 KOOS 스포츠/레저 점수는 기준선(추정치 42.95점) 대비 41.8% 개선된 60.9점으로 나타났다. P값도 0.016으로 유의수준을 충족해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됐다. 통상 KOOS 점수는 환자의 주관적 설문에 기반하기 때문에 기준선 대비 통증이나 운동성이 30% 이상만 개선됐다고 나와도 ‘합격점’이다.
MACI와 비슷하게 KOOS 스포츠/레저 점수를 1차 지표로 설정한 바이오솔루션 역시 기준선(16.8점) 대비 3배 이상 개선된 52.5점으로 나타났다. 결과치만 놓고 봤을 땐 MACI 점수가 8점 가량 높다. 이에 대해 바이오솔루션은 ‘얼마나 개선됐나’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OOS 지표는 무릎 손상 및 골관절염 환자의 임상적 변화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통증, 증상, 일상생활 기능,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 삶의 질 등 총 5개 하위 항목으로 구성된다. 환자 스스로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수집되며, 무릎 기능의 회복 정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다만 바이오솔루션은 이번 미국 임상에서는 P값은 따로 도출하지 않았다. 대조군이 없어서다. 일반적으로 P값 산출은 무작위배정된 대조군이 있는 구조에서 의미를 갖는다.
바이오솔루션 측은 “모든 참여자는 카티라이프 치료를 받았으며, 직접적인 동시 비교군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카티라이프 임상은 탐색적 목적의 2상(single-arm) 연구였기 때문에, 통계 검정보다는 기저치 대비 변화량의 임상적 의미에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카티라이프의 또 다른 주평가지표인 연골 결손 부위 충전 점수의 경우 만점 20점에 15점을 획득해 뚜렷한 연골재생 능력이 있음을 인정받았다. 15점이라는 수치는 결손 부위가 75~99%까지 충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체 19명의 환자 중 10명이 최고 점수인 20점을 기록해 연골 결손 부위가 완전히 충전됐거나 경미한 비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골 결손 부위 충전 점수는 MRI를 기반으로 연골 재생 상태를 평가하는 정량적 지표인 MOCART 점수의 핵심 하위 지표다. 연골이 결손된 부위가 얼마나 잘 메워졌는지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고 높은 점수는 연골 재생이 구조적으로 잘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카티라이프는 MOCART 총점(100점 만점)에서 80.3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효과가 입증된 연골치료제나 의료기기 임상시험에서 MOCART 점수가 대체로 50~60점대에 머무른다는 점, 베리셀의 MACI가 2010년 학회 포스터 발표를 통해 공개한 점수는 75.7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기 상용화 주력” 바이오솔루션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에서 조기 상용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연골 복원 수술 건수는 연간 약 75만 건이며, 관련 시장 규모는 약 30억 달러(약 4조2600억원)로 추정된다. MACI의 수술 비용은 평균 5만 달러(약 71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카티라이프는 2023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재생의학치료제(RMAT) 지정을 받았다. RMAT은 미국 임상시험의 신속한 심의와 함께 향후 판매승인(BLA) 신청 시 우선 심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바이오솔루션 관계자는 “미국에서 조기 상용화할 수 있는 다양한 트랙들을 모두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29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