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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연매출 1조 5000억원대 바이오시밀러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본 진출을 선포했다. 이에 일본 시장의 규모 및 경쟁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는 많지만, 개별 점유율 측면에서는 차이가 벌어진다. 이데일리는 이들 기업의 시장 점유율 및 매출을 살펴 경쟁력을 점검해봤다.
 |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셀트리온, LG화학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진출을 선포했다.(사진=챗지피티 생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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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라 시밀러 …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일본 시장 진출 소식에 시장의 눈길이 쏠리는 시밀러 품목군은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와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시밀러다. 우스테키누맙은 셀트리온(068270)과, 에타너셉트는 LG화학(051910)과 각각 시장점유율을 다투게 된다. 파이를 나누어 싸울지, 혹은 전체 파이가 커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스테키누맙 시밀러 출시 시점은 셀트리온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앞지를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올 3월 이미 일본에서의 품목허가를 획득, 연중 출시가 확정적이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로 니프로 사를 선정했고 우스테키누맙 시밀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우스테키누맙 시밀러의 일본 품목허가를 취득하기 전이다.
셀트리온은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업체다. 국내에서 가장 연혁이 길고 매출이 큰 1호 바이오시밀러 기업답게 선봉장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구체적으로는 2014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시밀러 ‘램시마’를 일본에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시밀러 ‘허쥬마’, 2023년 항암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시밀러 ‘베그젤마’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시밀러 ‘유플라이마’를 출시했다. 연중 크론병 등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시밀러 ‘스테키마’를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제품들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독보적이다. 올 4월 기준 허쥬마 75%, 램시마 41%, 베그젤마 29%, 유플라이마 12%의 현지점유율을 보였다. 직판 및 현지 파트너사 일본화약(니폰카야쿠)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작년 셀트리온헬스케어재팬의 매출은 629억원, 순손익은 11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셀트리온 연결매출 3조 5573억원의 1.7%에 그치지만, 셀트리온은 일본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해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일본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할 예정이며 앞으로 더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브렐 시밀러…LG화학 vs.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에 이어 일본시장 규모가 큰 국내기업은 LG화학이다. 지난 2018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내놓았고 이어 2021년에는 휴미라 시밀러 ‘젤렌카’를 출시했다. 아직까지 2개 제품 뿐이지만, 생명과학본부의 캐시카우 제품으로 꼽힌다. 유셉트의 경우엔 일본에서 작년 오리지널 엔브렐을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60%를 자랑한다.
주목할 점은 셀트리온의 보유 제품군 및 개발 파이프라인 리스트에 에타너셉트 시밀러가 없다는 점이다. LG화학의 유셉트가 일본에 퍼스트 시밀러로 진출할 수 있던 배경이다. 유셉트의 일본 판권을 가진 모치다 제약이 류마티스관절염 쪽 영향력을 가진 아유미제약과 공동판매 형태로 유통하고 있고, 시장은 제법 고정된 상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일본시장 진출 선포는 LG화학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유럽시장에 에타너셉트 시밀러를 출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작년 미국 화이자, 스위스 산도즈 등의 20%대 시장점유율을 제치고 49.2%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유럽에서 인정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본 니프로를 통해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에타너셉트 시밀러 또한 예외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파트너사의 역량에 따라 시장 판도에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시사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니프로는 일본 내 의료기기 및 제네릭 등 의약품 공급에 오랜 전통과 노하우를 보유한 업체라 당사의 일본 시장 진출 전략 추진에 적합한 파트너사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니프로는 1954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업체로 연 매출 약 5900억엔(5조 6000억원), 시가총액 약 2200억엔(2조원) 규모의 회사다.
약가인하 정책 강화, 시밀러 업체 수혜 대상 이 외에도 일본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계획을 가진 국내기업으로는 에이프로젠(007460), 종근당(185750),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정도가 꼽힌다. 에이프로젠은 2017년 니치이코와 레미케이드 시밀러를 출시했다. 종근당은 마일란(현 비아트리스)과 2019년 네스프 시밀러를 일본시장에 선보였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1년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합작법인 디엠바이오(현 에스티젠바이오)를 설립, 스텔라라 시밀러와 아라네스프 시밀러를 송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에서 제품 출시는 이루지 않았다.
다양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일본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 펼치는 ‘일본식 포괄수가제’(DPC 제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항암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이다. DPC 제도에선 암 질환에 쓰이는 의료비를 일본 정부가 결정하는데, 병원은 저렴한 의약품 처방으로 절감한 비용만큼 수익을 얻는다. 더불어 정부 환급금 및 본인 부담금도 절감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병원, 정부,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945억엔(약 9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1242억엔(약 11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015년 제네릭 의약품 보급 확대로 개인의 의료비 경감과 국가 의료재정에 기여하기 위해 제네릭 의약품의 보급률을 2020년 말까지 80% 이상으로 높이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며 “당시 이를 통해 연 1조~3조 엔의 의료비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의료재정 절감이 일본 정부의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로 부각되어 따라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의약품의 사용 확대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