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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유나이티드제약(033270)) 등 개량 신약 중심의 제약사들이 바이오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내외 변수로 국내 제약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개량신약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개량신약은 혁신 신약보다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도 제네릭(복제약)보다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소·중견 제약사 뿐 아니라 유한양행(000100)과 같은 대형 제약사도 자회사로 개량신약 전문사를 두면서 경영의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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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제약, 지난해 매출·영업익 모두 사상 최대개량신약이란 단순히 성분과 용량을 똑같이 복제한 제네릭과 달리 이미 허가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편의성 등을 개선한 약물을 말한다. 개량신약은 독자적인 특허 기술이 적용돼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을 회피할 수 있다. 개량신약은 개발유형에 따라 4년 또는 6년간 후발의약품의 진입이 불가능한 재심사(일종의 자료보호 및 독점권 보장) 기간도 보장된다. 개량신약은 약가 산정에서 가산 혜택이 주어지는 장점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개량신약 제약사로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꼽힌다. 한국유나이트제약은 전체 매출 중 개량신약 비중이 60%에 달할 정도로 개량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87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887억원, 563억원을 거두며 두 분야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영업이익률은 19.5%로 국내 제약업계 최고 수준이다.
제약업계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자체 개량신약 개발 비중이 100%로 절대적이라는 점을 비결로 꼽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항혈전제 실로스탄 △고지혈증 치료제 아트맥콤비젤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가스티인 △고지혈증 치료제 오메틸큐티렛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라베듀오 △저용량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라베미니 등 매출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개량 신약 6종을 비롯해 자체 개발 개량 신약 14종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순환기, 호흡기 관련 개량신약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현재 37종의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개량신약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내년까지 전체 매출 중 개량신약 비중을 7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다수의 독보적인 특허 제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의 대표적인 제제 기술은 이중제어방출기술로 기존 약물의 방출을 조절해 환자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 해당 기술은 장에서 별도의 제어 시스템이 작용해 약물의 방출제어가 일정하고 정교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한다.
나노파티클기술은 약물의 크기를 줄여서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인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큐티렛 제형기술을 통해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인 연질캡슐 제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허가받아 제품을 발매했다. 나노파티클기술을 적용한 오메틸큐티렛 연질캡슐은 크기가 커서 삼키기 어려운 오메가3를 작은 크기의 캡슐 형태로 만들어 복약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개량 신약 매출이 증가한 덕에 생산 공장도 증설한다. 현재 세종시에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 1공장(전동공장)은 대표 품목인 개량신약과 먹는 고형제(정제, 캡슐제 등), 세종2공장은 유니탁셀주, 하이드린캡슐 등 70여개에 달하는 항암제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489억원을 투자해 2029년에 세종 3공장을 신축한다.
회사 관계자는 “실로스탄과 가스티인이 주력 제품이었는데 아트맥콤비젤과 오메틸류티렛 등으로 세대 교체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개량신약이 골고루 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자체 개발을 하다보니 영업이익률이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시너지 기대 W사이언스, 다크호스 부각 2023년 6월에 설립된 더블유사이언스는 국내 개량신약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대표를 역임했던 우종수 대표가 설립했다. 우 대표는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2017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초 퇴사하기까지 33년간 한미약품에 몸담았다.
더블유사이언스는 국내 최고의 약물전달시스템(DDS)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가용화, 제어방출, 복합제 등 다양한 약물 약물전달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블록버스터 개량신약 및 해외 진출이 가능한 신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신약 대비 저비용, 짧은 개발기간, 높은 성공률로 신약·바이오 대비 낮은 리스크와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한국형 케미칼(화학) 및 바이오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더블유사이언스는 자회사인 지엘팜텍과 손자회사 지엘파마와의 시너지 극대화에 회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중소형 제약사 지엘팜텍(204840)의 지분 3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엘팜텍은 당뇨복합제와 성호르몬제 등 80여개의 허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엘팜텍은 지난해 매출 260억원, 영업적자 32억원을 기록했다.
지엘팜텍은 2012년 쑥 추출물 위염 치료제 지소렌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소렌정이란 당시 최고의 블록버스터 제품이었던 스티렌정의 국내 최초 개량신약을 말한다. 지엘팜텍은 2019년 국내 최초로 프레가발린을 주성분으로 하는 카발린CR서방정도 개발했다.
지엘파마는 지엘팜텍의 100% 자회사로 2018년 크라운제약을 인수한 뒤 지엘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엘파마는 수도권인 안양에 국내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시설과 성호르몬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총 생산 능력은 연간 내용고형제 2억정, 성호르몬제 1억정 등 총 3억정에 이른다.
더블유사이언스는 고령화시대에 맞춰 △고지혈 △고혈압 △당뇨 △비뇨기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10여개 이상의 개량신약(복합제 포함) 개발에 착수했다. 더블유사이언스는 올해 기존 진행 중인 제품을 포함해 11개의 시장성 높은 신규 제품을 발매한다.
더블유사이언스 관계자는 “더블유사이언스는 자회사들과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며 “더블유사이언스는 개발전략·리서치·마케팅을 담당한다. 지엘팜텍은 실제 연구개발과 품목허가 등에 대한 업무실행을, 지엘파마는 생산을 각각 담당해 개발·영업·생산이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개량신약 출시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지엘팜텍은 올해 영업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유한양행은 국내 5대 대형 제약사 중 유일하게 개량신약 전문 자회사 애드파마를 보유하고 있다. 애드파마는 2017년에 설립돼 저용량 3제(텔미사르탄·암로디핀·클로르탈리돈) 고혈압 복합제 등 개량신약 10여종을 개발하고 있다. 애드파마의 2023년 매출은 203억원, 영업이익은 18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자회사로 개량신약개발전문사를 보유한 만큼 유한양행은 혁신신약, 자회사는 개량신약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