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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투자를 할 때 크게 2가지를 봅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독보적 기술력이 있는지 여부와 해당 기술과 연관된 시장 상황입니다. ”
 | 신동헌 엠에이피에스 대표가 지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석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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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특허법인 엠에이피에스(MAPS)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비상장 기업 투자 시 따져볼 요건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신 대표는 1999년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를 졸업한 뒤 2001년부터 변리사로 활동해왔다. 엠에이피에스는 기계, 에너지, 의약, 바이오 분야에 대한 특허 전문성을 강점으로 두고 있으며, 일반적인 특허 법인과 달리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전 과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엠에이피에스는 현재까지 20건이 넘는 기술특례상장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이들 모두 100% 성공률로 상장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특허 중심의 조력에 그치지 않고, 기술성 평가 준비부터 상장 이후의 전략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 대표는 “어떤 기술로 평가받는 게 좋을지 기술을 특정 해주는 게 우리 회사만의 강점”이라며 “다른 특허 법인들의 경우 의뢰인이 기술을 특정하도록 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특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의외로 기술 특정을 잘 못하는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지정한 평가 기관 2곳으로부터 최소 A, BBB 이상 등급을 받아야 한다. 평가항목은 총 18개 지표로 이뤄지며 기술성 9개, 시장성 9개 항목을 합쳐 모두 18개 지표로 이뤄져 있다. 엠에이피에스는 의뢰 기업의 기술을 특정하면 평가 기관과 동일한 지표로 자체적으로 회사를 평가한 후,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잘하는 분야는 강조하는 식으로 컨설팅을 진행한다.
신 대표는 “기술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실제 기술이 경쟁사 대비 차별화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입증할 가장 강력한 수단은 임상시험이다. 결국 임상 데이터를 통해 그 기술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효과적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술성평가에서 시장성 측면의 심사기준이 강화된 만큼 바이오텍도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수립이 중요하다. 신 대표는 “최근에는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만이 상장 기회를 얻는 분위기”라며 “예를 들어 오가노이드(인체 장기 모사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단순히 라이선스 아웃(LO)을 목표로 한다고 어필하기 보단 이를 활용해 스킨부스터나 화장품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한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 ‘픽’ 종목은 ‘될성부른’ 비상장 기업인지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 대표는 기술 차별성과 해당 기술의 시장 환경, 2가지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를 하려면 시장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폐암 치료제 개발사라고 하면 현재 시장에 어떤 약물들이 있고 기술적으로 어떤 트렌드가 있는지 봐야 한다”며 “시장 공부가 끝나면 내가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해당 시장에서 얼마나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지, 얼마나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바이오텍들 상장 컨설팅을 해온 신 대표가 꼽은 ‘좋은’ 기업은 라메디텍(462510)이다. 신 대표의 고객이기도 했고 라메디텍이 비상장 기업이었을 당시 직접 투자를 진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2012년 설립된 라메디텍은 미용과 아토피 치료부터 치매, 항암치료까지 약물의 흡수력을 극대화해 치료효과를 높이는 초소형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레이저 채혈기 ‘핸디레이 시리즈’와 피부미용기기 ‘퓨라셀 시리즈’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코스닥 상장 이후 글로벌 판매와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 대표는 “세계 최초로 레이저 채혈 회사라 경쟁 회사가 없었다. 고민 끝에 일반적으로 채혈할 때 사용하는 일회용 바늘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데이터를 만들어냈고 결국 기술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 환경과 관련해 조만간 라메디텍 기술이 조명받는 시기가 곧 올 것으로 신 대표는 전망했다. 당뇨 환자 증가에 따라 채혈기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바늘 없이도 피부를 통과시키는 레이저 기술은 감염 우려를 줄이고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어 반복적인 채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여기다 라메디텍은 기존 기술을 기반으로 약물을 체내로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DDS)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당뇨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무통 채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바늘로 찌르지 않고 레이저로 뚫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